[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체결에 대해 현재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미국채와 달러화 수요가 급증했고, 국내시장도 달러부족으로 인한 환율상승 등 시장 불안이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갖는 의미가 크다"며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 간 금융협력 차원에서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어 중요하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은은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했다. 스왑계약 기간은 최소 6개월로 오는 9월19일까지다. 한미 간 통화스왑계약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 300억달러 규모의 스왑계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총재는 통화공급 계획에 대해서 "미 연준과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계약내용을 작성하면서 여러 조건과 법적 고려사항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 2008년 계약 체결 전례가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계약기간과 관련해서는 "우선 최소 6개월로 합의했다. 하지만 2008년 스왑계약도 애초 6개월 기간이 연장돼 1년3개월 간 존속한 바 있다"며 "이번 통화스와프도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기본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며 "금융기관이 유동성이 부족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일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동성을 풍부하게 끌고가서 가급적 신용경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이번(코로나19 사태)이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엄중한 만큼 한은이 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과 카드를 준비해놓고 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