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2건의 유료방송사 간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가운데, 추가적인 케이블TV 빅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에 이어 5위 사업인 현대HCN이 공식 매물로 나왔다. 인터넷(IP)TV와 케이블TV간 유료방송 재편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31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 매각 검토 대상은 기존 현대HCN에서 방송·통신 사업부문만 따로 떼어낸 신설법인 현대HCN이다.
현대HCN 가입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134만5365명으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4.07%다. LG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CMB에 이어 케이블TV 점유율 5위지만, 서울 강남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매물로 평가된다.
앞서 잠재적 매물인 딜라이브는 분리매각 카드를 꺼냈다. 딜라이브 자회사 아이에이치큐(IHQ)는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30.6%)을 브이티지엠피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자회사 매각카드를 통해 덩치 줄이기에 들어간 셈이다. 딜라이브 본체와 자회사, 손자회사의 통 매각보다는 몸값을 낮춰 분리매각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현대HCN 공식 홈페이지. 사진/현대HCN
현재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IPTV를 앞세운 이동통신 3사 체제로 재편된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시장 합산점유율은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의 합병법인 합산점유율 24.03%를 기록 중이다.
유료방송 매물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수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M&A에 나설 가장 유력한 후보는 SK브로드밴드다. 추가적인 MA&에 나설 경우 LG유플러스를 밀어내고 2위 탈환이 가능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추가적인 유료방송 M&A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LG헬로비전에 이은 2차 M&A로 유료방송 2위 수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KT 역시 경쟁사들의 M&A에 추가적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이후 사후규제안 논의가 국회에서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구현모 KT 사장도 단순 점유율 확대보다 내실 다시기에 나서고 있어 KT가 쉽사리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매물이 확대되면서 추가 M&A에 대한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