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가 국내 민간단체의 코로나19 관련 대북지원을 승인했다. 물품은 1억원 상당의 손 소독제로,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북 지원) 요건을 갖춰 신청한 1개 단체에 대해 지난 3월31일 (물품 반출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단체명은 해당 단체의 뜻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그간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대북 지원 신청에 △북측과 합의서 체결 △재원 마련 △물자 확보 및 수송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 △북한 내 분배 투명성 확보 방안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앞서 경기도는 자체 예산으로 12억원 상당의 코로나19 대북 방역 지원을 추진했지만,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해 집행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승인된 민간단체는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은 단체가 자체 마련했고, 남북협력기금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물품 전달과 관련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국제단체가 이용한 경로와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북중 접경지역을 통한 육로 전달을 시사했다.
실제 지원 시기에 대해선 "상황과 여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빠른 방법으로 전하려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북 지원 요건인) 북한 내 분배 투명성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정부 차원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남북 보건)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관련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추진 방식을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월27일 코로나19 예방 대책에 대해 방송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