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 가능' 발언을 겨냥해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라며 "국민의 뜻은 늘 준엄하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의 발언으로 인한 역풍을 우려해 '겸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 위원장은 12일 종로구 구기동 유세에서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도, 때로는 밖에 있는 분이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며 "그런 일은 조심하는 게 훨씬 낫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기자들로부터 수없이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한번도 그에 대해 숫자를 언급하거나 어느 쪽 방향을 말하거나 한 적 없다"며 "국민 앞에 늘 심판받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임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12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일대에서 거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위원장은 유세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선거 결과의 섣부른 전망을 나는 경계한다. 스스로 더 낮아지며 국민 한 분, 한 분을 더 두려워하겠다"며 "당원과 지지자들도 그렇게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비례 의석을 합해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도 일제히 역풍 차단에 나섰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전남 순천에서 열린 정책 협약식에서 "최근 당 밖에서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의석수를 예상하며 호언하는 사람들의 저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모두가 자중자애하면서 더 절박하고 더 간절하게 호소하고 몸을 낮춰 국난 극복을 위한 지지를 호소해야 겨우 이길까말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야당으로서는 '심판론'으로 안되니까 '견제론'으로 전략을 약간 수정하고 싶을 거다. 예상되는 추가 선거운동 방식은 눈물 흘리기, 삼보일배, 삭발"이라며 "여기에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 버렸다"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