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돼 있는 아마존닷컴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우리 시간으로 15일 새벽 아마존은 5% 이상 오른 2283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아마존은 지난 2월19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2170달러를 두 달도 안 돼 다시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증시가 얼어 붙었다가 이제 조금 기운을 차리는 중인데 아마존은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날고 있다. 

 

드라마 '킹덤'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해진 넷플릭스도 이날 413달러로 마감해 2018년 7월9일에 찍은 최고가 418달러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언택드(Untact) 시대의 대표주자라는 이들은 주가지수를 크게 앞질러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이미 온라인으로 상당 부분 연결돼 있던 세계였음에도 그동안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들을,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격리’라는 형식을 빌어 강제로 시험해 보는 기회가 됐고, 그 결과 언택트 시대가 매우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우리 모두가 체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는 세계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밀어 넣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제의 부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강자 아마존과 물류의 강자 아마존,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인 클라우드의 강자 아마존. 아마존은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넥플릭스를 위시한 온라인 영상서비스 OTT나 게임업체도 마찬가지. 소비자의 수요는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언텍트 시대는 미래학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리포트에서 볼 수 있는 미래였지만, 이제 다들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고 투자자들도 이제부터는 아마존 같은 기업주식에 손을 내밀기가 좀 더 수월해졌을 것이다. 

 

이처럼 주식시장은 돈이 오가는 자본가들의 투자판일 뿐만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나침반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먼저 다가올 미래를 귀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래 세상을 하나씩 구현해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 내면서 이를 주가로 보상받는 곳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변화의 중심에 함께 서 있는 우리 기업은 많지 않아 보인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유례없는 혼란 속에서 치르느라 이번처럼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이 보이지 않는 선거도 드물었을 것이다. 

 

결과야 어떻든 이번 선거 결과로 꾸려지는 국회는 코로나19 피해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국민의 안위는 물론 타격 받은 한국 경제를 어떻게 되살려 하루 빨리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또 지난 몇 달 사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타격을 입어 한순간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서민들은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이를 위해 필요한 엄청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엿볼 수 있듯 코로나19를 동력 삼아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는데 우리는 제자리에서 추스르기에도 바빠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노안처럼,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세상은 이미 테스트 기간을 거쳐 언택트 시대에 성큼 들어서 있을 것 같다. 노래가사처럼 ‘세상은 빨리 돌아가고 있다. 시간은 그대를 위해 멈추어 기다리지 않는다.’ 이런 시기에 제자리에 멈춰서서 서로 다툴 시간이 없다. 빨리 추스르고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내딛어야 한다. 21대 국회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