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과세당국이 부동산 법인을 통한 탈세에 강도높은 칼날을 조준한다. 특히 고가 아파트를 사들인 부동산 법인을 전수검증하는 등 고의적 탈루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가 이뤄진다.
국세청은 1인 주주 2969개 및 가족 3785개 소유 6754개 부동산 법인에 대한 전수 검증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최근 부동산 법인 설립이 급증하고 있는데, 일부는 자녀 등에게 편법 증여하거나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세금 탈루 혐의 발견 시 즉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더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개인에 대한 정부의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법인은 일종의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9978건이던 개인·법인 간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만7893건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부동산 법인 수도 7796건에서 1만2029건으로 50% 이상 급증했다.
조사 범위는 △법인 설립 과정의 자녀 편법 증여 △고가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 △자금 형성 과정의 정당한 세금 납부 △아파트 매도 법인세·주주 배당소득세 성실 납부 등이다.
아울러 부동산 법인 검증 과정에서 고의 탈루 혐의가 발견된 27개 법인의 대표자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주요 대상은 자녀에게 고가 아파트를 증여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 9개,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 5개, 자금 출처 조사를 받지 않기 위해 설립한 법인 4개, 기획 부동산 법인 9개 등이다.
예컨대 양도세 중과 등의 규제를 피할 목적으로 가족 명의 법인을 다수 설립해하는 등 법인을 통해 수백원대의 부동산 투기를 일삼은 사례가 있다.
한편 국세청은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부동산법인에 대해 '개인 다주택자처럼 아파트를 팔 때 생기는 양도차익에 대해 중과세율을 적용'하도록 제도 개선을 관계부처에 건의할 방침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이 23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에서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는 부동산 법인에 대해 전수 검증에 착수했고, 세금탈루 혐의 발견시 세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세청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