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2주년…'촉진자' 문 대통령 결단 주목

코로나19 방역협력, 철도연결 등 제안할 듯…김정은 '신병이상설'이 변수

입력 : 2020-04-26 오후 4:13:27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선언이 27일 2주년을 맞이한다. 당시 남북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민족 공동 번영과 통일의 길에 합의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남북협력-북미대화-관계개선-한반도 평화구축'의 선순환 구조가 궤도에 오르는 듯 했지만,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북미 입장차는 컸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얼어붙은 북미대화는 남북협력의 발목마저 잡고 있다. '촉진자'이자 '중재자'인 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6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판문점선언 관련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제시한 '코로나19 남북 보건협력'과 '남북 철도연결'와 관련된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국경을 봉쇄하며 코로나19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확산을 막지 못했고 경제적 어려움만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고리로 대화에 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상통화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인도적 대북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
 
남북 철도연결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이미 합의된 내용이다. 단순히 남북 평화경제 구현을 넘어 동북아 에너지공동체·경제공동체·평화안보체제의 계기가 될 수 있어 중국과 러시아도 적극 환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23일 '동해북부선 철도건설사업'(강원도 강릉과 제진역 사이 110.9km 구간)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인정하고 조기 추진하기로 했다. 27일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도 연다.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 재개 수순을 밟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제안을 북측이 수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로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미국 CNN이 20일 '김정은 중태설'을 보도한 이후 일본의 주간지 '슈칸겐다이(주간현대)'는 25일 익명의 중국 의료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 자문을 위해 의료 전문가와 고위인사를 평양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3일 "(CNN이) 오래된 문서를 사용한 것으로 들었다. 그 보도는 부정확한 보도"라고 일축했다. 북한 매체 역시 김 위원장의 일상동정을 보도하며 신변에 큰 문제가 없음을 간접 시사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 확인이 가능한 사진은 첨부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2018년 4월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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