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기가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 선전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을 상회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28일 1분기 잠정실적 집계 결과, 매출액 2조2244억6600만원·영업이익 1645억5900만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애초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였던 영업이익 1537억원, 매출 2조261억원을 상회한 성적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1%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18.7%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전분기보다 실적이 다소 개선된 이유로 "전략거래선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고부가 카메라모듈 공급을 확대했고 PC 및 산업용 MLCC 판매가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요인으로 "MLCC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밝혔다.
컴포넌트 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략거래선향 고용량 제품과 서버 등 산업용MLCC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857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및 전장용 MLCC 수요는 감소할 전망이나 PC 및 서버용 제품은 견조한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해 공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모듈 부문은 전략거래선의 플래그십 신모델향에 고사양 멀티카메라모듈 및 와이파이 통신모듈 공급 확대로 전분기 대비 53%,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98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는 코로나19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카메라모듈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화 거래선에 폴디드 줌 등 고성능 카메라모듈 판매를 늘려 매출을 만회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올해 1분기 실적.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금융공시시스템
기판 부문의 1분기 매출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공급 감소로 전분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PC 중앙처리장치(CPU) 및 5G 안테나용 패키지기판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3837억원을 올렸다. 2분기 PC용 패키지기판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5G, 박판 CPU 등 고부가 패키지기판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략거래선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고부가 모듈이 확대 공급됐고 PC용 MLCC가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게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이 실적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당사는 달러 매출 비중이 높아 환율 효과가 높다. 1분기 환율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 100억원 상승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공장 관련해서 "현지 락다운으로 현재 필리핀 MLCC 공장 직원 출근율이 50% 이하로 고객 수요에 완벽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보유재고 판매 등을 통해 고객 물량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베트남 카메라모듈 공장은 생산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 잠재적 위험요인은 있으나 케이스별로 제대로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2분기 전망에 대해 "코로나 여파가 미국, 유럽, 남미 등으로 확대된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세트 판매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중화지역 라인 가동률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주요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매출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2분기 영업이익은 15.4% 하향할 것으로 예상한다. 갤럭시S20 판매 부진으로 인해 카메라모듈 부문 매출이 하향한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MLCC 부문에서 중국 고객사들의 재고 빌드업 수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감익을 벌충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