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0일 "이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포함한 당의 진로를 새 원내지도부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심 대행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던 중 잠시 복도로 나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 대행은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된 '김종인 비대위' 출범 여부와 관련해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열어 깔끔하게 정리한 뒤 차기 지도부에 넘겨주는 것이 당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전국위원회 의장이 회의를 소집하기 곤란하다고 해 결국 추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지난 28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김종인 비대위'를 출범시키려고 했지만 상임전국위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며 전국위서 임기 4개월짜리 비대위 출범을 결정하는데 그쳤다.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추대로 생각지 않는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내놓은 상태다.
심 대행은 "이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간 당헌당규에 따라 의견을 취합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저의 불민함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며 "다수 의견으로 취합되고 전국위까지 통과했던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지 못한 데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심 대행은 "당의 지도체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을 우리당이 얼마나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새 원내지도부 선출 후에는 더 이상의 구태를 반복하지 말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모든 이가 합심해 당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 대행은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홍 당선자가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 처음에는 찬성하다 대선 패배 지적과 40대 기수론이 제기되자 반대로 돌변한 것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홍 당선자는 무소속이다. 밖에서 남의 당 일에 감놔라 팥놔라 참견할 계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