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진보학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미래통합당을 신랄하게 비판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수 야당이 사회 주류 세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시선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게 진 전 교수 지적의 핵심이다.
진 전 교수는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오신환·유의동 의원이 주최한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까놓고 말하면 통합당은 뇌가 없다. 브레인이 없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특히 그는 "운동장은 기울었는데 보수주의자들은 몰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사회·경제를 이끄는 주도권이 산업화세력에서 민주화 세력 나아가 IT로 무장한 세력들에게 넘어갔는데 보수 야당의 시각은 반공, 산업화 시대에 갇혀있다는 설명이다. 진 전 교수는 "노쇠한 보수층이 박정희 시대 산업 전사, 반공과 같은 정체성에 집착한 사이 1980년대 이후 들어선 새 세력을 보수로 만드는 대안 서사를 내놓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잡음을 해결하지 못한 것도 패인으로 짚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대표가 상징적이다. 법적 책임과 별개로 황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황 전 대표가 보수통합으로 탄생한 미래통합당에 대표가 된 것은 통합당이 극우, 태극기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진 전 교수의 이 같은 지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진 전 교수는 4·15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후인 지난달 16일 페이스북에 "한국 사회의 주류가 산업화 세력에서 민주화 세력으로 교체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최근 네번의 선거 모두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봤다. 사회 주류가 보수에서 민주화, 중도진보 세력으로 이동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해석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