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의원 상견례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

첫 의원총회 참석…당내 일부 반발 의식해 강성 발언

입력 : 2020-06-02 오후 3:33:1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당내 의원들과의 첫 상견례에서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거나 과거 가치와는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정치를 생각해보면 현재 상황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루지 않을 경우 나라의 미래가 밝지 않다"며 "통합당의 당면 문제를 직시하고 다가오는 대선에 임할 준비 절차를 마치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씀드려서 내가 꼭 이 짓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비대위원장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진취적인 정당'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또다시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번 총선에서 마지막 한 2주 동안 유세를 하고 다니면서 통합당이 어떠한 상황 속에 있다는 것을 잘 알게 됐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돼서 2022년 대선을 맞이한다면 과연 이 당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비', '짓' 등의 단어를 사용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자신에 대한 당내 일부 반발을 의식해 다소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합당 내부에서는 '보수나 자유우파를 강조하지 말라'는 등 최근 김 위원장의 '탈보수' 발언에 대해 우려섞인 반발이 나오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의 가치마저 부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보수'를 없애기 위해 개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한 자리에서 통합당 의원들과 마주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온 조경태·장제원 의원 등은 의원총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 3차 추경과 관련해 "코로나19가 터졌을 적에 상당한 재정이 투입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0조원, 20조원 갖고는 안 될 것이라고 봤다"며 "3차 추경은 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잘 봐서 협조할 부분은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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