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청' 설립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광재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포스트코로나 본부장이 데이터청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당내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고, 미래통합당 역시 데이터청 설립 법안을 준비 중이어서 실제 입법화까지 현실화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통합당은 11일 국회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청 설립을 위한 여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갖고 있는 데이터나 민간이 소유한 데이터를 관리해서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해 데이터청 설립을 건의했다"며 "4차 산업의 원료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관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4차 산업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데이터청 설립’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합당은 데이터청 설립을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을 제안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데이터청에 대한 좋은 안이 나오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영하겠다"며 "영국과 미국이 설립했다고 하니 해외사례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데이터청' 설립을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특정부처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진 통합 '데이터청' 설립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에서도 이광재 본부장이 데이터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민간 싱크탱크인 '여시재' 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데이터청 설립을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비공개 토론회를 열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데이터청 설립과 관련한 민주당 차원의 법안이 발의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데이터청이 관할할 데이터의 범위가 어느 정도가 될지, 조직의 형태가 '청'이 좋을지 대통령 직속 위원회 형태가 좋을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각 기관에 흩어진 데이터 수집과 관리, 개방 업무를 어떻게 통합해야 할지는 매우 조심스럽다"며 "물리적으로 한 기관에 가져다 놓는 것이 다가 아니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정책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포스트코로나본부장이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뉴딜과 탄소 제로 스마트 도시' 관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