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시대 변화에 전혀 적응하지 않는 보수는 정치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당 정강·정책의 개편을 예고했다. 통합당의 새로운 정강·정책에는 그동안 당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노동자의 권리나 민주화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강정책개정특위 첫 회의에서 "우리가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헌법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 범주 안에서 어떻게 시대변화를 추구하느냐는 것이 이번 정강·정책 개편의 주요 목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한 정강정책을 제대로 만들어서 저 정당을 한번 믿고 해보자는 인식을 줄 정도로 정강·정책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강정책개정특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보수를 강조하지 않아도 통합당이 보수 정당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보수'라는 말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총선과 대선이 있었던 2012년 당시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을 개편했던 과거 자신의 경험을 꺼낸 든 김 위원장은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보수라는 말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였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이 내놓고 있는 정책 비전에 대해 당내에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정당의 정강·정책에는 당이 추구하는 기본가치와 정책 방향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을 통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복지 증진과 경제 민주화를 강조한 정강·정책으로 '중도·진보'를 향한 변화의 의지를 드러냈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했다. 특위도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 정신 등의 내용을 새 정강·정책에 담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정강정책특위 위원장을 김병민 비대위원에게 맡기며 쇄신을 주문했다. 김병민 위원은 "영국 보수당은 2000년대 초반 마이클 하워드 당수가 보수주의 16개 신조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보수정당을 꾀했다"며 "간결하게 보수정당의 가치를 재정립해 재집권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