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충당금·연체율 관리 고심…"코로나발 하반기 리스크 장담 못해"

입력 : 2020-06-24 오후 4:07:5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시중은행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리스크 관리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 우려로 은행권이 대손충당금을 더 쌓고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도 늘어난 대출 규모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건전성 유지를 위한 내부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올해 1분기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대출금 중 회수가 불확실하거나 손실이 예상되는 부실위험에 대비해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 은행의 완충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통상 100% 수준은 넘어야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 자산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만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적립률을 보였다.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충당금 적립률은 국민은행이 전년 동기 130.16%보다 하락한 126.73%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121.80%)와 비슷한 수준인 120.68%,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적립률이 115.93%에서 110.46%로 줄었지만 100%를 넘었다. 반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94.13%에서 올해 1분기도 95.15%에 그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은 은행별로 자산의 건전성을 판단해 적정 수준을 쌓게 된다"며 "적립률 수치가 낮다고 하지만, 실제 연체율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의 건전성 수준은 대체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코로나19 대출 여파가 하반기부터 조금씩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4월 은행 대출 연체율이 소폭 올랐고,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의 ‘4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을 보면 대기업 연체율은 0.22%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내렸지만, 중소기업 연체율은 0.57%로 0.04%포인트 올랐다. 가계 대출 연체율도 0.29%로, 0.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하반기부터 신용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각 은행들이 다음달 중 2분기 실적을 결산하면서 하반기 건전성 대책들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 장기화 우려로 건전성 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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