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가 살리나?…삼성·LG, 2분기 "최악 시나리오 피했다"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 부문 기대 이상 성적표 예상…"상대적 시각일뿐" 목소리도

입력 : 2020-07-06 오전 6:03:09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대적인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2분기, 최악을 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계속되고 있다.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 부문의 선전이 빛나며 전체 하락 폭을 좁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 50조8360억원에 영업이익 6조3930억원, LG전자는 매출 13조1464억원에 영업이익 386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2분기 6조5971억원, LG전자가 6522억원을 올린 것을 생각할 때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1분기(삼성 6조4473억원·LG 1조904억원)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는 탓에 '마의 2분기'를 맞을 것이라는 애초 예상보다는 나은 성적표다. 양호했던 1분기 실적 발표 당시만 해도 양사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코로나19가 수치로 거의 드러나지 않았던 1분기와 달리 2분기부터 '코로나 먹구름' 영향력에 들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 세트사업이 힘들 것이며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가 가장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전분기·전년 동기 대비 2분기 매출·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과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하지만 최근 증권가는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세트 부문에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올린다는 분석과 함께 전체 실적을 이전보다 상향 조정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이 6조8000억원에서 7조6220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목소리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세트 수요였다. 하지만 최근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고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며 TV 및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도 상승했다"라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존 우려보다 2분기 스마트폰, PC 등 IT 세트 출하량에 대한 코로나19 악영향이 그리 크지 않고 스마트폰·소비자가전 부문에서도 양호한 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봤다.
 
LG전자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온라인 매출이 증가했고 TV의 경우 스포츠 이벤트 부재, 생산 차질로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추정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을 4000억여원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생활가전과 TV 등에서 제 몫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 중심으로 선방했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상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것이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충격 여파가 4월, 5월, 6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면서 업계 실적 예상치도 점점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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