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정부가 지난 13일 내놓은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한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에 대해 금융권은 투기목적의 선물환 거래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공동 발표한 이번 방안의 골자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와 선물환 거래한도를 낮추고 외화대출 용도를 해외사용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 금융권 "선물환포지션 규제..외은지점 부담"
금융권은 우선 선물환 포지션을 국내은행의 경우 자기자본의 50%,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은 250% 한도로 제한한다는 것에 대해 "외은지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선물환 포지션이 자기자본대비 15.6%, 외은지점이 301.1%인 상황에서 이번 규제에 따르면 향후 선물환 포지션 규모를 50% 가량 줄여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확보해 놓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규제에 따른 차이(갭)를 메우기 위해 이미 외국인들이 달러를 매입해서 보유하고 있어 급한 불은 끈 상태로 보인다"며 "하지만 앞으로 선물시장에서 거래를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면 현물시장에서 조치를 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은 선물환 거래를 하게 되면 수수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 기업의 건전성 여부에 관계없이 되도록이면 많이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규제에 따라 선물환 거래 규모가 줄어들게 되면 거래 시 상대 기업에 대한 심사가 보다 까다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업 "선물환거래규제, 큰 부담없다"
반면 선물환 거래한도 규제(125%→100%)에 대해 수출기업들은 별 부담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실물거래만큼 선물환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100%로 축소해 실제 거래만큼의 선물환 거래를 하라고 할지라도 부담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외화대출을 해외사용으로만 용도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도 금융권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 자금을 가지고 와서 국내에서 쓰는 빈도가 잦았고 이는 단기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단기 외채비율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여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금융권은 선물환 규제 못지 않은 부담이 되는 요인을 은행세 도입으로 꼽고 있다.
은행세 도입은 사실상 우리나라만 먼저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세계 공조 아래 도입이 가능해질 경우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이미 정보우위에 있기 때문에 거래할 때마다 이익을 챙겨가는 셈인데 그 때마다 세금을 매기게 되면 움직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국제금융자본 거래 자체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