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여당이 6일 집값 안정화를 위해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기로 나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다주택자가 아닌 일반 실수요자에 대한 재산세 부담에 대해서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실수요자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대해선 일부 재검토 또는 미세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생애 첫 주택 구입 등을 위한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숨통을 터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여당의 보유세 강화 입법안 추진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정책의 지속성과 여당의 추진 의지 등을 놓고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을 투자의 상품으로 보고 부동산으로 돈이 쏠리는 것을 보유세를 통해 어느 정도 억제하겠다는 방안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 계속적으로 1주택자들을 거론하며 종부세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을 찾고 있는 점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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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의 인상률을 단계적으로 정해 놓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부동산 보유세율 인상은 주택을 많이 보유했을 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인상률 수치를 기간에 따라 정해놓으면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고,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는 현상도 조금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에 따른 일반 실소유자들의 재산세 부담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많아지면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라든지 고령자들은 단순하게 종부세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재산세가 같이 늘어나게 된다"면서 "나중에 부담이 많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재산세를 올리는 것은 자칫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며 "일반 실수요자들에게도 세금이 동일하게 올라가는 것은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부동산 대출규제와 관련해 초저금리로 인한 시중 유동성의 부동산 시장 쏠림을 차단하기 위해 고강도 규제는 지속돼야 하지만 신혼부부를 비롯해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 대해서는 규제를 다소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소득기준을 완화해서 대출해준다든지, 이자를 경감해준다든지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을 위해 주택담보 대출 규제 기준을 완화하기 보다는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와 세입자 계속거주권 제도를 통해 원하는 곳에 안정적인 주거비로 오랫동안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여당의 '주택 물량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기준을 완화해 서울 도심권 공급을 1차로 실시하고 2차로 수도권 외곽 지역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과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이 어려우니 경기·인천 등의 교통망 정비 사업을 우선 실시하고 이후 주택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주택 물량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좌초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