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서울을 중심으로 '반값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부동산 문제의 해법이라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내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오 전 시장까지 부동산 논쟁에 가세하면서 대치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장제원 통합당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 "서울시장이 부동산 정책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아느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대책도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 할 것 없이 전부 부동산 잡는다고 대책을 내놓는데 또 헛발질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초청 강연에서 '시대정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전 시장은 아파트값 안정 방안으로 △LH·SH공사를 통한 서울 반값 아파트 공급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신규 주택 공급 △3기 신도시 반값 공급(분양원가 공개·분양가 상한제·후분양 동시 시행) △장기전세 등 임대주택 공급 등을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우선 LH, SH 등의 주도로 평당 3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를 강남권에 수천 세대 공급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주변 아파트값을 엄청나게 떨어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반값 아파트를 공급했는데, 지금 얼마에 거래되는지 확인해보라"며 "이명박정부 때 성공했던 정책인데, 자존심이 강해서 그런가 (현 정부는) 하지 않는다. 해법만 용케 피해간다"고 꼬집었다.
오 전 시장은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번 통화를 하고 싶다. 이대로는 다음 정부의 부동산 상승까지 예정돼 있다"며 "재건축으로 다시 짓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택 정책을 4인 가구 중심에서 1·2인 가구 중심으로 바꿔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전 시장은 "이분들이 살 집에 대한 공급이 안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또 분양가 상한제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통합당은 그동안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분양가 상한제를 반대했었다. 그는 "박정희·노태우·김영삼정부 때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흔들림 없이 유지했다"며 "김대중정부 때부터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땅값이 뛰었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향후 대선 전망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윤미향·조국 건을 처리하는 태도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하는 것을 보면 미래통합당이 다음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오 전 시장은 본인이 직접 대선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서는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며 말을 아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