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공적 마스크 폐지 첫날인 12일 약국 풍경은 비교적 평화로운 편이었다. 고객의 폐지 사실 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대란' 등 혼란은 재현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부터 공적 마스크를 시장 공급체계로 바꿨다. 약국은 물론 마트·편의점·온라인 등에서 판매처에서 KF90 및 KF84 등 보건용 마스크를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됐다.
일요일인 이날 흥인지문 근처 몇 곳 열지 않은 약국들에는 고객이 이따금씩 들렀다. 약국들이 공적 마스크 폐지 소식을 게시하지 않거나,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안내문을 떼지 않기도 해 폐지 소식 고지가 충실한 편은 아니었지만, 마스크를 사러 온 고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손님들은 공적 지원 폐지 소식을 사전에 알거나, 모르더라도 공급 부족을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50대 이모씨는 "공적 마스크 폐지하는지는 몰랐지만 요즘 다 구할 수 있어서 대란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공급이 모자라던 때에 계속 구해놔서 2개월 정도 쓸 양이 있다"고 말했다.
김모씨(62·여) 역시 "어디든 사러 가면 다 있고 일회용 많이 사놔서 수급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방송 매체에서 공적 마스크 이야기하던데 그게 폐지 이야기였느냐"며 반문했다.
일부 약국은 새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A약국은 '여름 마스크 입하 KF-AD 비말 차단'이라는 게시물을 유리벽면에 붙였다. 마스크를 찾자 '비말 마스크를 여름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1인당 구입 수량을 자체 설정했다'며 적극적으로 마케팅했다.
임모 A약국 대표는 "처음에 한 사람당 3매씩 팔 때에는 수급량에 따라 줄을 잘라야 할 경우가 생겨 힘들고 미안했다"며 "이후 10매씩 팔고 저희가 품질 좋은 마스크 보유하게 되자 사정이 나아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손님들이 공적 마스크 폐지 사실을 알더라"며 "쌓인 공적 마스크는 의무적으로 반품할 예정이고, 수급량이 나아지면 더 많은 비말 마스크를 팔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서울 흥인지문 근처 한 약국에 고객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