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5%대 고금리 적금…급여이체·카드 실적 만족해야

정기예금 이탈에 은행권 긴장…실제 상품 혜택은 쥐꼬리 불만

입력 : 2020-07-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들이 고금리 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지만 대다수 상품이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사실상 '미끼 상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은 카드사나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높은 이자율의 적금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로 떨어진 가운데 은행권 수신금리도 대부분 1% 미만까지 떨어졌다. 신규 정기예금 중 금리가 0%대인 상품 비중은 이미 30%를 넘어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대 8%대에 달하는 금리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은행들도 고금리를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돼 정기예금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는 상황에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은 지난달에만 11조원 가까이 줄었다. 감소폭도 4월 2조7079억원, 5월 5조8499억원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금리 전략으로 고객들을 붙잡겠다는 의도다.
 
은행들이 고금리 마케팅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창구.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들 고금리 상품은 대부분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가입할 수 있고 납입 기간과 금액도 큰 혜택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상품에 따라 연 수백만원에 달하는 카드 사용실적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가입 전 요건들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 은행들의 고금리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자투리 재테크' 수준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은 최대 연 8.3% 금리를 내세웠다. 기본금리 연 1.2%에 자동이체 연결 시 0.3%, 최근 3개월 간 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 0.3%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외에 신한플러스 멤버십 가입과 신한체크카드 신규 이용, 신한금융투자 최초 거래, 신한생명 인터넷보험 가입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6.5% 이자를 포인트나 캐시백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최대 금리를 적용받아도 적금 만기는 대체로 6개월에서 1년, 납입 금액도 한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우리은행은 전날 우리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최대 6.0%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매직 6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경우 가입기간은 1년, 월 납입 한도는 최대 50만원 수준이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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