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아세안 각지에 대형 온라인 쇼핑 행사를 진행하며 가능성을 엿봤다.
23일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부터 24시간 동안 아세안 최대 온라인 마켓 '쇼피'와 손을 잡고 베트남에서 온라인 비즈니스 행사 '슈퍼 브랜드 데이'를 열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슈퍼 브랜드 데이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증가하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고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올해에도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3일 싱가포르에서 행사를 열었던 삼성전자는 그 범위를 아세안 주요 국가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베트남 등 아세안 소비자들의 온라인 유입을 위해 최대 50%에 이르는 할인을 앞세웠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TV·생활가전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살피며 싼값에 구매했다.
쇼피는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아세안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로 아세안 모바일 쇼핑업계 1위 업체다. 그만큼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해 이들과 협업 자체만으로도 아세안 온라인 비즈니스 강화를 꾀할 수 있다.
특히 쇼피는 지난 6월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보호원과 한·아세안 간 건전한 전자상거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3월 한국무역협회와 아세안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로 하는 등 한국과 스킨십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가 쇼피와 협업을 시도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바람처럼 올해 슈퍼 브랜드 데이는 전년 대비 매출이 109%나 증가하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또 행사 기간 쇼피를 통한 삼성전자 온라인 스토어 방문 횟수는 평일 대비 4배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슈퍼 브랜드 데이'를 홍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행사가 성황리에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아세안 소비자 사이에서 불고 있는 온라인 쇼핑 바람 때문이다. 아세안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대신 점점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면서 현지 전자상거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1월 발행한 '2020 권역별 진출전략 동남아'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5~2025년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5년 880억달러(약 104조3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베트남만 해도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한국무역협회가 4월 발표한 '아세안 소매유통시장 진출, 왜 베트남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무점포 기반 소매시장은 2010년만 해도 직접판매(78.8%) 비중이 전자상거래(20.2%)에 크게 앞섰으나, 지난해 전자상거래(83.6%)와 직접판매(14.9%) 판세가 바뀌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자상거래 소매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49.7%에 달했다. 베트남전자상거래협회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보다 30% 성장한 150억달러(약 17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의 주요성을 인지한 아세안은 2018년부터 전자상거래 협정을 체결하고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문재인 정부도 지난해 아세안과 기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되지 않았던 전자상거래를 신규 사업으로 승인하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 동남아 온라인 영업 관계자는 "삼성은 아세안 고객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처음 열린 슈퍼 브랜드 데이가 매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에 고무됐다"라며 "증가하는 현지 온라인 쇼핑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쇼피와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