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4일 미래통합당을 향해 이달 말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위원 추천을 마무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에 이어 민주당에서도 공수처 출범을 위해 통합당에 대해 압박에 나선 셈이다. 특히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이 계속 지연될 경우 법안 개정에 나서겠다고 뜻도 공식화했다. 공수처 출범에 협조하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강행하겠다는 것으로, 출범에 반대하고 있는 통합당과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법 시행 41일째임에도 공수처 출범은커녕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조차 못 하고 있다"며 "통합당의 몽니는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직무유기로 점철된 오기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의 비토권은 추천위 의결권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지 추천위 구성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을 보장하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통합당은 위원 추천을 하루 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 추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8월 말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다면 통합당에서 공수처를 출범시키지 않으려고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공수처 출범을 위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법률 개정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도 "8월 내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는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9월 내 공수처장 후보가 결정되는 프로세스로 가야 한다"며 9월 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공수처 출범은 난항에 빠져있는 상태다. 현행법상 공수처장 임명은 통합당의 협조가 없으면 관련 절차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수처법상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인사 2명, 야당 추천 인사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박경준 법무법인 인의 대표변호사와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 등 2명을 추천위원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통합당은 공수처법 자체가 위헌이라며 지난 2월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위헌법률심판 결과에 따라 추천위원 추천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 2월 공수처법이 헌법상 통제와 견제를 본령으로 삼는 권력분립원칙과 삼권분립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다만 통합당은 헌재 결과에 따라 자당 몫의 추천위원 선정 가능성도 열어놨다. 현재 추천위원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