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세대(5G) 자급제폰을 통한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이동통신사의 고민이 늘었다. 아직 자급제폰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이통사 입장에서는 LTE 대비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 향후 3년간 5G 망투자에만 25조원 규모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비용 회수에 부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이동통신 3사는 5G 단말에서 LTE 요금제 가입을 제한해지만, 이번 정책에 따라 5G 폰에서도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숍에서 시민들이 기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5G 가입자는 이동통신 3사 무선사업(MNO) 부문의 효자로 꼽힌다. 5G 요금제는 LTE 대비 비싼 탓에 5G 상용화 이후 ARPU가 상당부분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실제 SK텔레콤의 2분기 핸드셋 기준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3% 이상 상승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및 회선이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매출 성장이 견고해질 것이며, 하반기 MNO 기준 이익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도 LTE에서 5G로 전환하는 고객의 APRU는 30% 상승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가 요금을 선택하는 5G 이용자가 많은 것도 실적에 긍정적이다.
이 결과 2분기 이통사별 무선매출은 SK텔레콤 2조9398억원, KT 1조7225억원, LG유플러스 1조34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0.6%, 4.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5G 단말 이용자가 LTE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ARPU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국내 자급제폰 비중이 10% 중반에 불과하고, 5G폰 비중은 한자릿수에 불과해 타격이 적을 수는 있지만, 자급제 비중이 상승세인 점과 5G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 등을 가늠해볼 경우 이통사의 MNO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중심으로 이통사 5G폰으로도 LTE 서비스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국회를 중심으로 이통사향 5G 폰에 대해서도 LTE 요금제 가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에 대해서만 LTE 요금제가 가능해 당장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5G 투자가 진행 중이고, 올해도 수조원대 투자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회수에 대한 부담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