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주요사들이 최근 1년 새 큰 폭의 시가총액 성장을 기록하며,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진단품목 실적을 비롯한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기대감은 물론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 제고 등 상승 요인의 질적 측면 역시 우수하다는 평가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6개사가 모두 제약·바이오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TOP5를 비롯해 6위까지 이름을 올리며 상위 10개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선두는 셀트리온의 주력 사업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다. 올해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램시마의 피하주사제형 '램시마SC'의 해외 진출 본격화를 비롯해 기존 품목들의 판매량과 진출국 증가에 힘입어 3년 연속 시장 붙박이 1위를 유지 중이다. 특히 코스닥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시총 10조원 이상(4일 기준 14조9938억원)을 기록하며 다른 기업들과의 규모 격차를 벌렸다.
2위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사태 속 해외수출에 불이 붙은 진단키트 및 장비 대표업체
씨젠(096530)(6조1283억원)이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진단시약을 개발해 선제적 대응에 성공한 씨젠은 현재 국내를 포함한 약 70개국에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수출 중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만 356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액(1220억원)을 3배 가량 넘어선 상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함께 개발 중인 유일한 국내 기업
제넥신(095700)(4조2803억원) 역시 껑충 뛴 시총으로 5위에 올랐다. 지난 6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시작한 백신 임상을 비롯해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인터루킨-7' 역시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중장기 해결책으로 꼽히는 치료제는 물론, 단기 대응에 시급한 백신까지 동시에 개발 중이라는 점이 동력으로 작용했다.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원천기술을 통해 지난해 연말과 올 상반기 연달아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알테오젠(196170)(5조9959억원)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독점적 계약 특성을 기반으로 한 추가 기술이전 기대감에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상승 중이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개발 성공에 매진 중인
에이치엘비(028300)(5조2865억원)는 지난해 하반기 주춤한 이후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는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NDA) 기대감이 여전한 상태다. 관련 글로벌 특허권 양수와 메디포럼제약 인수 등을 통한 생산기지 구축과 파이프라인 확장을 동시에 노리는 움직임 등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밖에 셀트리온 3형제 막내로 꼽히는
셀트리온제약(068760)이 그룹 케미컬사업 확대에 따른 성장에 힘입어 4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6위, 3조9320억원)을 기록하며 상위권 마지막 자리에 이름을 채웠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이슈로 기업가치가 조명받은 기업들도 존재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한 5위권 내 기업들이 모두 신규 진입한 곳들이라는 점은 산업 다변화를 잘 대변해 주는 요소"라며 "시총 5조원 이상 기업들이 부쩍 늘어난 부분은 해당 기업들의 가치평가가 단순히 다른 산업군의 부진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자체 경쟁력이 높게 평가 받았다는 것을 증명한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소속 연구원이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