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TV업계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촉발한 비대면 열풍을 8K 홍보에 연계하고 있다. 초고화질 면모를 뽐낼 대형 스포츠이벤트 특수가 올해 사라진 만큼 대신 비대면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의 장으로 삼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비대면 트렌드에 발맞춰 자사 제품 홍보에 나섰다. 먼저 LG전자는 비대면시대 최대 수혜 부문으로 꼽히는 게임에 주목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장치(GPU)인 '지포스 RTX 30 시리즈' 온라인 론칭 행사에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K'를 활용했다.
이번 협업은 코로나19에 따라 부쩍 성장한 게임산업과 연계해 8K OLED TV의 성능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게임업체가 화질에 민감한 게이머들을 겨냥해 8K 그래픽 지원을 강조한 데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와 X박스 시리즈X를 공개하면서 8K 그래픽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모델이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이도(OLED) 8K'를 활용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LG전자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비대면 콘텐츠인 영화에 집중하고 지난달 영화를 소재로 제작한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광고를 공개했다. 비대면 여파로 집에서도 극장처럼 즐길 수 있는 초대형 TV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자 이 수요를 잡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초대형 TV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인 영화를 활용해 QLED 8K의 고화질이 주는 몰입감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광고에 TV 화면의 크기에 따라 커지는 몰입을 직관적으로 표현해 소비자들이 대화면의 장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실감나는 전쟁 장면 연출을 위해 영화 특수효과 전문가들과 협업으로 극적인 폭파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비대면 열풍으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게임은 물론 영화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찾는 손길이 급증했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수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17% 증가한 260억건에 달했다. 영화 등이 포함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급성장해 대표적인 OTT 기업 넷플릭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0% 늘어난 7억2000만달러(약 8500억원)로 사상 최고치였다.
이와 함께 화면이 생명인 게임·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의 인기로 인해 콘텐츠를 좀 더 실감나게 담아주는 8K와 같은 초고화질 TV가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모델이 삼성전자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로 영화를 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올해 초만 해도 TV 업계는 8K 홍보 무대로 7월 개최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을 주목했다. 일본이 8K 화질로 올림픽을 처음으로 생중계하기로 하면서 전체 시장 대비 아직 걸음마 단계인 8K의 발전이 기대됐다. 올 초만 해도 올해 8K TV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151% 증가한 32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림픽과 유로2020, 코파 아메리카 등 올해 열릴 예정이던 모든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연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후 최근까지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비대면을 토대로 양사가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여파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게임과 영화 등을 소비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이에 덩달아 좀 더 나은 화질의 TV를 원하는 수요까지 느는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게임의 경우 GPU를 최대한 가동했을 때 8K TV로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실제 8K를 활용할 수 있는 사례가 폭넓지는 않다"며 "8K 외 TV 시장 전체가 비대면 수혜를 보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