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21일부터 파업 돌입…"과로사 문제 해결해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올해만 7명 과로사"
추석 코로나19 영향 택배물량 폭증에 노동자 '건강 우려'

입력 : 2020-09-17 오전 9:34:56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택배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배송 전 분류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물량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전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류 작업도 노동인만큼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며 추가 인력 투입과 같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지난 14일부터 어제까지 조합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 결과, 투표 참여자 95% 이상이 분류 작업 중단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배송 전 분류 작업을 중단할 계획이다. 현재 택배기사들은 배송 업무에 앞서 직접 택배를 주소지별로 나누는 분류작업까지 맡고 있다. 사측은 배송비에 분류작업 비용도 포함돼 있다며 맞서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사측을 상대로 분류작업 인원의 별도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적으로 7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고, 업무 과중에 따른 지병 악화 등으로 숨진 사례 등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한 물량만큼 받는 수수료가 십수년째 동결된 탓에 자발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한 노동자 건강 우려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주요 택배사 대상 간담회에서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택배기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을 덜기 위해 분류작업에 투입하는 인력을 한시적으로 증원할 것을 포함한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올해 추석 성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택배 물량이 평소보다 전년 대비 30%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주일째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노동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정부와 택배 회사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오는 21일부터 추석 명절 선물 배송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15시간 노동이면 확실히 문제 있다", "분류하는 사람, 배송하는 사람으로 업무를 분리 시켜야 한다", "택배요금 조금 오르는 거 감수하더라도 기사님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등 택배노조의 입장에 대해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택배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분류 작업 중단 선언과 함께 구체적 요구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민주노총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지난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물류운송, 배달 노동자 추석연휴 물량 폭증 과로사 대책 촉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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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