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을 두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당의 의혹제기를 비판하는 등 여권의 추 장관 엄호 기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권이 카투사는 편한 군대, 안중근 비유 발언 등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역풍을 감수하면서도 추 장관을 감싸기에 몰두하는 것은 조국 전 장관에 이어 추 장관까지 낙마할 경우 문재인 정부 숙원사업인 검찰 개혁 과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집권 4년차에 찾아오는 '레임덕'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도 있지만, 핵심 지지층이 굳건하게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만큼 추 장관 이슈가 정치 지형을 크게 움직이진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낙연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 정치 공세는 국민동의 얻기 어렵다는 점 분명해졌다"면서도 "우리도 사실관계를 분명히 가리되 과잉 대응은 자제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여권에 과잉 대응 경계령을 내린 것은 국민정서를 계속 건드려봤자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서도 과도한 추 장관 감싸기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 야당의 맹렬한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안중근 비유'와 같은 황당한 논리로 국민 공분을 사는 일은 여권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추 장관 아들 의혹 관련 여파가 검찰개혁 과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자녀 특혜 의혹으로 낙마한 조국 전 장관에 이어 추 장관까지 비슷한 이유로 낙마할 경우 개혁 추진 동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두고 검찰 개혁을 좌초시키려는 불순한 정치공작이라 비판하고 있지만, 야당은 추 장관 아들 의혹 해소와 검찰개혁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여야의 강성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아직까지 건재한 편이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9월 셋째주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에 45%가 긍정 평가했고 45%는 부정 평가 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가장 많은 17%가 '인사 문제'를 들었다. 지난 14~17일간 진행된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기간 동안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의혹 문제가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긍정평가 이유로는 '코로나19 대처'가 38%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추 장관 관련 의혹들이 추가되면서 일시적 지지율 등락은 있어도 핵심 지지층은 견고하게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과거 정부에서 집권 4년차에 어김없이 '레임덕'이 왔던 것과 비교해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정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 힘이 문 대통령 지지 이탈층을 흡수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이날 갤럽 조사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36%,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33%, 국민의힘이 20%로 집계됐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자료/한국갤럽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