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성인 10명 중 3명 이상이 자신을 '캥거루족'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은 이들을 무능력자라기보다는 당연한 현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성인남녀 4068명에게 ‘코로나19 시대, 캥거루족에 대한 생각’을 설문해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스스로를 캥거루족이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32.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중 53.3%는 현재 ‘코로나19·부동산 정책’등으로 인해 캥거루족의 삶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캥거루족에서 탈출하지 못할 것’(19.9%)이라는 답변도 20% 가까이 됐다.
자신을 캥거루족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고 있어서’(77.2%, 복수응답)가 가장 컸다. 이어 ‘스스로 자립할 능력이 없어서’(38.7%), ‘부모에게 용돈을 받고 있어서’(20.7%), ‘경제적 능력이 있지만 자립하지 않아서’(14.1%), ‘중요한 결정시 의지하고 있어서’(12.2%), ‘출산과 육아로 부모에게 다시 의존을 하고 있어서’(4%)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부모에게 가장 많이 의지하거나 지원받는 부분은 역시 주거(70.9%)가 1순위였다. 계속해서 생활비(16%), ‘정신적 위로와 안정감’(5.4%), 가사(3%), 육아(2.2%) 등이 있었다.
캥거루족이 된 원인으로는 세대별로 양상이 달랐는데 20대는 ‘취업이 안돼서’(26.4%, 복수응답)가 가장 컸고, 30대는 ‘주거비가 너무 비싸서’(20.2%)였다. 극심한 청년실업 문제가 주거문제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2.8%는 ‘캥거루족은 취업난과 불경기 등으로 당연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에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현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또 53.7%는 ‘부모의 노후대책이 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청년실업 문제는 한 가구 안에서 빈곤이 윗세대까지 전이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며 “가난한 청년 세대를 봉양해야 하는 부모 세대의 소득감소·빈곤 등도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만큼 고용 문제 해결과 함께 사회적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하는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료/사람인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