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스마트워치 절대강자 애플이 프리미엄형 외에 보급형까지 놓으며 시장 굳히기에 들어갔다. 최근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SE 카드를 꺼낸 것처럼 스마트워치 진입 장벽을 더 낮춰 현재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9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전날 오후부터 애플 홈페이지와 애플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워치 신제품인 애플워치6과 보급형 모델 애플워치SE 판매에 들어갔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6가 가장 먼저 주목받았지만, 40mm 알루미늄 GPS모델 기준으로 35만9000원에 불과한 애플워치SE를 내놓은 게 특히 눈길을 끌었다. 40mm 알루미늄 GPS 모델 기준 53만9000원인 애플워치6보다 무려 18만원이나 저렴할 정도로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다.
애플에 따르면 이번 모델은 사상 가장 크고 진보한 레이나 디스플레이로 꾸려져 고객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중요 정보를 자신의 손목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애플워치6와 동일한 가속도계·자이로스코프·상시감지형 고도계를 탑재하고 최신 모션센서와 마이크를 장착해 넘어짐 감지·긴급 구조 요청 기능·국제 긴급 구조 요청·소음 앱을 포함한 광범위한 건강 및 안전 기능을 제공한다. 새롭게 발매된 솔로 루프와 브레이드 솔로 루프를 포함하여 모든 애플워치 밴드와 호환된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보급형 스마트워치 출시에 대해 "애플워치SE는 애플워치6의 디자인과 애플워치의 필수 기능의 조합을 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안한다"며 "사용자가 언제나 연결돼 있고 좀 더 활동적인 생활을 하며 건강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이번 신모델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이번 프리미엄+보급형 '투트랙 전략'은 '타도 애플'을 외치며 잇따라 경쟁력 있는 스마트워치를 내놓고 있는
삼성전자(005930)·핏빗·가민 등을 다분히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애플워치 보급형 모델인 애플워치SE. 사진/애플
삼성전자는 지난달 소비자들이 원하는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결합해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헬스 기능을 대폭 강화한 스마트 워치 '갤럭시 워치3'를 내놨다. 41mm LTE 모델이 49만5000원, 41mm 블루투스 모델이 42만9000원이다.
이달 들어서는 핏빗이 스마트워치 '핏빗 센스'·'핏빗 버사3'·'핏빗 인스파이어2'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 22일부터 핏빗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가민은 22일 철인 3종 입문자를 겨냥한 GPS 스마트워치 '포러너 745'을 64만9000원에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 천하'였다. 애플은 출하량 매출 기준 점유율 51.4%로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가민(9.4%), 화웨이(8.3%), 삼성전자(7.2%)의 점유율 모두 합쳐도 애플에 대적할 수준이 안 됐다.
하지만 매년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경쟁 업체의 존재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이번에 핏빗 버사3(36만9000만원)와 핏빗 인스파이어2(15만9000원) 가격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놓은 핏빗처럼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앞서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다가 경쟁업체들의 보급형 모델 출시와 중국산 저가 공세 등이 이어지자 2016년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를 내놓으며 시장을 달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SE과 같은 보급형 모델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나선 것처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보급형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