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게임기업
엔씨소프트(036570)가 기술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 자금을 지속적으로 쏟아 부으며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1~6월) 227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지난해 동기 1472억원 대비 54.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 3097억원의 73.5%를 올해 상반기에 기록할 만큼 R&D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연구개발비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게임업체 중
넷마블(251270)을 제외하면 비교할 적수가 없는 규모다. 주요 게임기업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 규모를 보면
NHN(181710)(639억원),
펄어비스(263750)(406억원),
컴투스(078340)(277억원),
위메이드(112040)(128억원) 등이다. 엔씨는 넷마블(2408억원)보다 전체 액수는 적지만 증감액만 놓고 보면 넷마블의 509억원보다 약 300억원 많다.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해 상반기 2696명에서 225명 늘어 6월 기준 2921명에 이른다.
엔씨소프트는 특히 AI 분야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한 엔씨는 현재 AI 센터와 NLP 센터(자연언어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산하에 5개 연구소(Lab)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연구인력만 150명이 넘는다. 진행 중인 하반기 공개채용도 게임 AI, 언어 AI, 지식 AI, 스피치 AI, 비전 AI 등 상당 부분이 AI 인재 모집에 집중돼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자체에 쓰이는 AI 기술 개발 외에 기타 산업으로 확장 적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가 주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에는 언어 AI, 지식 AI, 비전 AI 핵심 기술이 적용돼 있다. 뉴스 등 콘텐츠를 분석·요약하고 AI가 궁금증에 답변하며, 야구 경기영상을 자동으로 탐지·분할한다.
엔씨소프트는 AI 기술을 음성 합성에도 접목했다. 자체 개발한 뉴럴 보코더(Neural Vocoder) 기술 'VocGAN'은 고품질의 합성음을 생성하는 핵심 기술이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딥러닝을 통해 음성 데이터를 축적해 캐릭터의 감정 표현 및 발화 스타일을 구현한다. 해당 기술은 게임 개발을 비롯해 '블레이드앤소울', 버프툰 등 자사 IP, 콘텐츠 홍보영상 나레이션에도 사용돼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엔씨소프트의 연구개발비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엔씨가 지향하는 기술기업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인재채용이 필요한데, 연구개발비의 90%가량이 인건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단순 게임기업이 아닌 기술회사를 지향한다. 인력 채용 또한 R&D 분야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게임업계를 넘어 국내기업 중 AI를 리딩하는 기업으로 손에 꼽히는 게 회사의 비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R&D 센터. 사진/엔씨소프트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