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업계 "역대 가장 강력한 동력"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정부의 대대적 바이오헬스 육성 방안에 국내 바이오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갖가지 지원 정책에도 실효성에 실망감을 비쳤던 업계는 대통령까지 나서 힘을 싣는 모습에 기대감을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에 인보사 사태까지 터져 다소 침체됐던 업계 분위기는 모처럼 반전의 기회를 만났다.    정부는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을 통해 R&D 확대와 정책금융 및 세제지원, 규제 합리화에 역점을 둔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바이오헬스 산업을 오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 6%, 500억달러(약 59조8000억원),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며 제시한 비전에도 한층 무게가 실리게 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선포식에서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가 멀지 않았다"라며 "머지않아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도 나올 것"이라고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육성의지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며 영향력 확대에 시동을 걸고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부족했던 정부 지원책 확대가 최우선 과제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 기술수출은 5조30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하며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과 기여도를 보였지만, 관련 기업 테마감리와 더딘 산업촉진법 추진 등은 잠재력 폭발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바이오헬스 육성방안이 역대 가장 강력한 내용들을 품고 있는 만큼 기존 지원책의 부족한 실효성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던 업계 일부도 '이번엔 다르겠지'라는 기대감을 품는 분위기다.    강석희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바이오헬스 분야가 대통령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통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라며 "업계 역시 신공장 건설과 일자리 창출, 후발 벤처기업 지원을 통한 상생협력을 약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역시 정부 발표 이후 논평을 통해 "바이오헬스산업을 차세대 선도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밝힌다"라며 "업계는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양질의 의약품 개발·생산, 고용있는 성장을 구현해 미래 주력산업으로서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엎친데 덮친 인보사, 집단소송 먹구름

세계 최초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에서 시장 퇴출 의약품 위기에 몰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가 손해배상 소송까지 첩첩산중이다. 지난 15일 국내 제품 역시 미국 임상 제품과 마찬가지로 비임상~상업화까지 동종 세포가 사용됐다고 확인돼 한숨 돌렸지만, 기존 투약환자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소송 움직임과 시민단체의 거센 규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지난달 기준 3400명에 이르는 인보사 투약 환자를 중심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며 지난 16일부터 '화난사람들'이란 홈페이지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인보사를 처방받아 투약한 환자들 모두 신청 가능하다. 이달 말까지 모집된 환자들을 기반으로 1차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뒤 추가 유입되는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전성과 유효성 여부를 떠나 허가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른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자체가 현행법 위반이다. 코오롱 측이 방사선 조사를 통해 종양 발생의 위험성을 차단했고 현재까지 문제가 없었으니 변경허가를 내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킴스는 의학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사 '케이뮤'를 통해 인보사의 임상시험 및 의약품 허가 등의 문제점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엄태섭 오킴스 파트너변호사는 "모집 이후 이미 일정 수의 환자단이 확보된 상태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인보사를 처방받은 환자들 모두가 힘을 모아 공동소송에 나서야 한다"라며 "인보사 성분이 허가사항과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11년간이나 몰랐던 식약처 역시 질타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시민단체도 가세해 강도 높은 비판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을 압박하고 나섰다. 17일 오전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오롱생명과학이 고의성이 없다는 주장으로 사기를 벗어나려 한다고 질타하며, 인보사의 즉각적인 허가 취소와 허가과정에 대한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문제 당사자인 만큼 식약처의 특별감사는 물론 환자들의 장기추적조사가 식약처나 코오롱이 아닌 제3기관에 의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양홍석 참여연대 변호사는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고 해도 현재 코오롱은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들의 피해를 보상할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7년 국산신약 29호로 허가받은 인보사는 최근 미국 임상을 진행하던 중 주성분 가운데 하나인 형질전환세포(TC)가 당초 알려진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세포)인 것으로 확인되며 국내 판매 및 미국 임상 중단 등의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무상운동본부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제2의 황우석사태 인보사케이주 엉터리 허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규탄 및 검찰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폴루스바이오팜, 우회상장 외줄타기

 폴루스바이오팜이 바이오시밀러 우회상장 카드를 손에 쥔 채 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우회상장 관련 공시 후 주가가 폭등해 사채 조달은 수월했었지만 부진한 실적에 감사의견 한정까지 겹친 재무 불신감으로 주가는 추락했다. 풋옵션(조기상환) 리스크가 지속되는 와중에 또다른 사채로 이를 메우며 주식 물량 부담도 가중됐다. 이는 다시 주가를 누르는 잠정 요인으로 소액주주 불만을 키우는 악순환이 전개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이슈와 테슬라상장 등 바이오 분야 업체의 편법 상장 의혹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가운데 소위 ‘뒷문상장’이라 불리는 우회상장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폴루스바이오팜의 경우 아직 우회상장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가능성만으로도 본업 이상의 관심을 받으며 소액주주를 끌어당겼다. 결국 바이오시밀러 계열사인 폴루스와의 합병 관련 공시가 1년을 넘긴 사이 실적과 재무 부실 등이 부각되며 주가는 폭락했다. 폴루스바이오팜이 지난해 1월11일 기존 암니스에서 현 폴루스바이오팜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의약품 제조, 가공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주가는 그해 1월19일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감사의견 한정 이슈가 발생했고 실적도 부진해 주가는 하향세를 탔다. 화장품 사업을 하던 지티에스코리아를 합병해 몸집도 키웠지만 합병 당시 존속법인과 피합병법인 모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보던 상황으로, 손실만 더 불어났다. 회사는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사채를 찍어냈다. 지난해 말 기준 폴루스바이오팜 자산은 1643억원 정도인데 그 중 1256억원이 부채다. 부채로 모은 자금에도 미처리결손금은 470억원으로 전년보다 108%나 증가해 있다. 유상증자로 인한 잉여금 등을 빼면 자본은 387억원 정도만 남는다. 남아 있는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가 6건이다. 그 권면총액(사채발행액)은 1015억원. 주가가 전환가격 아래에 머물자 회사는 계속 리픽싱(전환가격 조정)해주고 있다. 투자자들의 풋옵션(조기 상환 요구) 부담을 예방하는 차원이다. 하지만 기존 주주들로서는 1561만여권이나 되는 전환가능 주식 수가 부담이다.  회사가 합병하려는 폴루스 역시 지난해 미처리결손금이 195% 늘어난 620억원이다. 두 회사를 바로 합병하기엔 부실 부담이 커 합병은 물적분할 후 삼각합병 등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회상장은 비상장 우량기업이 자본시장에 수월하게 진입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긍정 측면이 있다”라며 “신약 개발까지 매출 없이 투자금으로만 버텨야 하는 바이오업체는 이같은 방법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본시장에선 제대로 평가받지 않은 부실기업에 시중 자금이 몰리게 돼 소액주주 피해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더욱이 폴루스바이오팜의 경우 본업의 부실로 이런 우회상장마저 어렵게 되면서 논란이 번진다. 회사는 최근 감사의견 한정 사유로 관리종목에 신규 지정돼 상장폐지 리스크를 안게 됐다. 한 바이오업체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