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해 교정시설에서 복무하는 대체복무제가 이달부터 시행된다.
법무부는 종교적 신앙 등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의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오는 26일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체역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편입된 대체복무요원은 대전에 있는 대체복무 교육센터에서 3주간 교육을 받고, 교도소 등 대체복무기관에서 36개월 동안 합숙 복무를 하게 된다. 법무부는 대체복무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강원 영월군에 대체복무 교육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오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32개 기관에서 1600여명의 대체복무요원이 복무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2022년까지 생활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1차로 목포교도소 53명, 2차로 의정부교도소 43명 등 106명이 대상이며, 연기를 신청한 1명을 제외한 105명을 시작으로 대체복무를 이행한다.
대체복무요원으로 소집되면 대체복무 교육센터에서 3주간 공무 수행자로서 갖춰야 할 정신자세 확립을 위한 기본교육과 대체 업무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직무교육을 받은 복무 기관으로 배치된다.
배치된 대체복무요원은 교정시설 내 공익에 필요한 업무 중 급식, 물품, 교정교화, 보건위생, 시설관리 등 분야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무기 등을 사용하는 시설 방호 업무와 강제력 행사가 수반되는 계호 업무 등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업무는 제외된다.
구체적 업무 분야는 △식자재 운반, 조리와 배식 등 급식 업무 △구매물품·영치품·세탁 물품 분류와 배부 등 물품 업무 △도서·신문 분류와 배부, 도서관 관리, 교육 교화 행사 준비 등 교정교화 업무 △중환자·장애인 이동과 생활 보조, 방역 보건위생 업무 △구내·외 환경미화, 환경개선 작업 등 시설 업무 등이다.
대체복무요원은 일과표에 따라 일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업무 중에는 근무복을 입고 근무한다. 계급이 없어 별도의 계급장을 달지 않지만, 교정공무원과 구분이 되도록 휘장 등에서는 차이가 있다. 보수는 복무 기간별로 이병부터 병장까지 현역병의 기준에 맞춰 지급되고, 급식은 교정공무원과 같이 제공된다.
또 대체복무요원의 사기 진작과 자기계발을 위한 휴가, 외출, 외박 등은 합리적인 범위에서 진행된다. 이 중 외출은 현역병의 2배인 36개월을 복무하는 점 등을 고려해 사회적 단절을 예방할 필요성에 따라 현역병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
법무부는 대체복무요원의 복무관리 전반에 관한 '대체역복무관리규칙'을 제정했다. 또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복무 관리를 위해 전담 공무원인 복무관리관을 지정하고, 대체복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예비군훈련에 상응하는 예비군대체복무 방안도 마련됐다. 예비군대체복무는 1년 차부터 6년 차까지 대체복무기관에서 3박4일간 합숙하면서 대체 업무를 수행하고, 대체복무요원에 준하는 복무 관리를 한다.
만일 대체복무요원이 복무 수칙을 위반하면 대체역법에 따라 복무 기간이 연장되거나 대체복무 편입이 취소된다.
대체역법 제24조 제1항은 '대체복무요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복무를 이탈한 경우에는 이탈한 일수의 5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연장하여 복무하게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대체역법 제24조 제2항은 '대체복무요원이 다른 사람의 근무를 방해하거나 근무 태만을 선동한 경우,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를 한 경우, 다른 사람에게 가혹행위를 한 경우 등에 해당하면 경고해야 하며, 경고 횟수가 더해질 때마다 5일을 연장해 복무하게 한다'고 규정한다.
대체역법 제25조 제1항은 '병무청장은 대체복무요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은 경우, 4회 이상 경고 처분을 받는 경우 또는 일과 개시 시간 후에 출근하거나 허가 없이 무단으로 조퇴하거나 근무 장소를 이탈한 사유로 통틀어 8회 이상 경고 처분을 받은 경우 등에 해당하면 편입을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 대체복무제 시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합리적인 복무 방안을 마련하는 등 더 나은 복무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하는 대체복무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가 조화를 이루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8년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에 대해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이후 대체역법이 지난해 12월31일 제정됐고, 올해 6월30일부터 시행됐다.
이영희 법무부 교정본부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대체복무제 시행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