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21일 지난 8월 폭우사태로 벌어진 '의암호 선박사고'에 대해 "수초섬을 건져보려고 민-관-경찰이 힘을 모아 애쓰다가, 절박한 상황이 닥치자, 외면하지 않고 도우려다 함께 참변을 당한 것이 본질이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오전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의암호 선박사고로 순직한 고 이종우 경감 유족을 위로한 내용을 소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뒤 이 경감 유족에게 다가가 부인과 아들에게 "사고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웠는데, 안타까움 속에서도 오늘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의암호 선박사고는 지난 8월6일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관리업체의 연락을 받고, 고 이 경감 및 춘천시청 주무관, 기간제 근로자들이 의암호에서 수초섬 결박 작업을 벌이다 선박 세 척이 전복되면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사고다.
강 대변인은 "사고의 의미가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당시 사고현장의 CCTV로 확인한 결과 경찰 순찰정, 관리업체의 보트, 시청 환경감시선 등에 나눠 타고 작업을 벌이던 중 고 이 경감이 탄 경찰 순찰정이 가장 먼저 전복됐고, 안타깝게 두 척 모두 순식간에 전복되고 말았다. 긴박한 순간 서로를 구조하려다 함께 사고에 휘말린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 대변인은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고 이 경감 등의 죽음을 '의로운 죽음'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오늘 유족들에게 다시 한 번 의미를 생각한다고 언급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이어 "고 이 경감은 현재 순직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조만간 인사혁신처가 순직 심의를 할 예정이다. 순직으로 결정이 되면 국가가 유공자로 예우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의암호 선박사고' 의미부여가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사고는 댐이 수문을 활짝 연 위험한 상황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섰다가 발생한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에 가깝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시 아내의 출산 휴가 중이었던 춘천시청 8급 주무관이 무리한 작업에 참여했다가 사망한 경위에도 일부 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끝난 후 퇴장하며 의암호 순직 고 이종우 경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