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독감백신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후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추가 사망자의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백신 포비아’에 대한 국민 불안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보인 사례가 431건 발생하면서 원인 규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으로서는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오후 14시 기준 올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이상반응 신고 중 사망사례는 총 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사례는 20일까지 4건을 기록중이었으나 이날 무려 5건이 추가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이상반응과 관련해 현재까지 사망으로 신고된 경우는 2009년 이후 총 25건, 최근 3년간 연 2건이다. 이 중 이상반응이 있다고 인정된 사례는 총 1건이다.
예방접종 이상반응을 보인 신고 건수는 지난 20일 기준 총 431건으로 파악됐다. 백신 유통 관련 수거·대상 백신 이상반응은 84건이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오후 14시 기준 올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이상반응 신고 중 사망사례는 총 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제주보건소 접종 대기장소가 텅 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건당국은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인되지는 않은 만큼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질병청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브리핑을 통해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에서 이날 오전까지 보고된 6건 사례에 대해 논의를 한 결과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전체 예방접종사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준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반장(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번에 사망하신 6분이 대부분 짧은 시간내 사망을 해 예방 접종 후 급성 과민반응 여부와 기저질환과의 관계를 검토했다”며 “6분 중 2분을 제외하고는 급성기 과민반응과 관계가 없었고 2분은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6분 중 5분이 기저질환이 있어 부검을 통해 규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는 예방접종하고 직접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고령자 등 기저질환자들에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강력히 권고한 만큼 예방접종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망자 6명중 5명은 고령자로 파악됐다.
그러나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다는 보건 당국의 설명과 달리 시민들은 백신 접종 예약을 취소하고 문의 전화를 하는 등 ‘백신 포비아’가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은경 청장은 “올해 들어 백신의 상온유통 문제와 제조과정 문제로 백신을 수거하게 되면서 국민들께서 예방접종에 대해 굉장히 불안해하고 접종을 해야되는지 고민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예방접종이 더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