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효과…M&A 나서는 카카오가 입증

입력 : 2020-10-22 오전 11:11:16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동학개미를 중심으로 부양된 주가가 기업 투자금으로 활용된다. 카카오가 교환사채를 발행한 재원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수년 내 최고점 수준인 당사 주가는 조달자금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다만, 법상 처분해야 하는 자사주를 활용한 방식으로 당사 소액주주 입장에선 유불리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카카오는 22일 외화 해외교환사채 교환가액을 확정해 공시했다. 교환프리미엄을 감안해 상장주식 종가의 135%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약 3395억원을 조달한다. 카카오는 해당 재원을 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M&A에 쓰기로 했다. 투자대상 회사는 아직 미정이다.
 
교환가액은 477225. 카카오 전날 종가 353500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홈코노미, IT기술주 인기 영향 등으로 카카오 주가도 급등했는데 교환가액은 그 고점보다도 높다. 연중 최고점은 지난 831일 장중에 찍은 42500원이었다. 이처럼 높은 교환가액에는 향후 주가가 그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회사의 자신감과 채권자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교환대상은 카카오 자사주다. 카카오엠과 합병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의해 취득한 회사주식이다. 자본시장법상 주식매수청구에 의한 자사주는 취득 후 5년 이내 처분해야 돼 카카오는 이번 교환사채로 해결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교환사채를 발행한 경우에도 사채권을 발행할 때 자사주를 처분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상위 규정은 실질적인 자기주식 처분으로 보지 않는다. 자사주 취득일로부터 5년내 교환권이 행사돼야 처분으로 본다. 따라서 채권 만기까지 주식 교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사주 처분 이슈가 재소환될 전망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식도 있으나, 적절한 M&A 투자를 통해 미래 자산가치가 불어난다면 주주에게도 나쁘지 않다. 시장은 블록딜로 일시에 매각해 주주에게 유통주식  물량부담을 안기는 방식보다는 교환사채 발행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9월 신풍제약이 자사주를 블록딜 처분해 주가가 급락했던 사례도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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