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증시->투자…‘머니 무브’

서울 집값 하락 전환, 증시 예탁금은 142% 폭발적 급증
삼성·SK·한화 등 AI·조선·방산 주도 그룹 시총 ‘퀀텀 점프’
외인 비중 37%대 안착…‘코리아 디스카운트’ 종지부

입력 : 2026-03-18 오후 3:16:36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대한민국 가계 자산의 ‘동맥경화’를 유발하던 부동산 쏠림 현상이 마침내 해소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정부의 세제 압박과 ‘부동산 전쟁’ 메시지에 집값 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사이, 갈 곳 잃은 수백조원의 자본이 AI(인공지능)와 에너지 등 미래 전략 산업으로 흐르며 자본시장 대이동이 지표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18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입니다. 이 중 부동산을 포함한 비금융자산은 4억2988만원으로 전체의 75.8%를 차지했습니다. 자산의 4분의 3이 땅과 건물에 묶여 있는 기형적 구조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 흐름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3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5% 하락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강남 4구와 ‘마용성’ 등 리딩 지역이 세금 압박에 조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반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금융투자협회 조사)은 2024년 말 54조원에서 이달 초 130조8000억여원으로 142% 성장했습니다. 2025년 12월 80조원대에 비해서도 불과 3개월 만에 약 50조원(6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는 부동산이나 은행 예금에 묶여 있던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대한민국 성장 동력인 핵심 그룹주로 수혈됐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2024년 말(12월27일 시초가 기준) 510조원에서 현재(이날 시초가) 1466조원으로 956조원이나 성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SK그룹은 661조원, LG그룹은 31조원, 현대차그룹은 152조원씩 증가했습니다. 특히 조선, 방산주를 주도한 한화그룹은 131조원이 늘며 시총 5위권에 진입해 산업 편중도 완화시켰습니다.
 
전체 시장 흐름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외형성장도 고무적입니다. 2024년 173조5000억여원이던 순자산가치는 올해 2월 말 387조6000억여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직접투자뿐만 아니라 간접투자 자본까지 산업 재평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머니무브’를 공인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입니다. 2024년 말 32%였던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2월 말 37.76%까지 치솟았습니다. 최근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이달 17일 기준 37.47%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비중이 5%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은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등 한국 시장의 질적 변화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확신을 의미한다”며 “기업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투자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정부는 18일 대통령 주재 증권업계 간담회를 통해 코스닥 독립 등 자본시장 구조 개편을 공식화하고, 부동산에 잠긴 나머지 자본을 혁신 산업으로 이끄는 ‘골든타임’ 사수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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