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와 휴대전화 제조사가 구글과 애플의 시장독점 도왔다"

인기협·코스포, 공동 성명 발표…"깊은 유감"
정무위 국감서 구글 수익 나눠 가진 사실 밝혀져
"공정한 생태계 조성 위해 정부 조사 및 국회 입법 촉구"

입력 : 2020-10-22 오후 10:38:52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국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및 휴대전화 제조사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과 관련됐다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밝혀지자, 콘텐츠제공자(CP)인 인터넷 기업과 스타트업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통신 3사와 휴대전화 제조사가 애플리케이션(앱)마켓 사업자와 수익을 나눠 가지면서 이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CP 기업들은 정부와 국회에 공정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22일 '구글과 애플의 시장독점화에 협조한 통신 3사와 휴대전화 제조사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종합국감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통신 3사는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30%의 절반인 15%를 결제수단 제공 대가로 공유받아 왔다. 
 
미국 하원은 최근 구글의 반독점 행위 분석 보고서에서 휴대전화 제조사도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 데 협력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 질의에서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기협과 코스포는 "통신 3사가 겉으로는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과 달리, 실제는 통신요금 부담에 더해 구글의 과도한 수수료를 나눠 먹는 방식으로 콘텐츠 이용요금에까지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구글와 애플 등 해외 앱마켓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가 수익을 공유받으면서 이들의 반독점 행위를 방조했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구글의 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인기협과 코스포는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 장악에 국내 기업이 협조한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통신 3사와 휴대전화 제조사에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장악에 협조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모바일 OS와 앱마켓 시장의 공정 경쟁과 앱 개발자 및 소비자 등 이용자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통신사는 원스토어를 통한 앱마켓 경쟁시장을 주장하기 전에, 그동안 수수료 수익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온 행태에 대해 먼저 책임있는 자세로 임하라"고 강조했다. 
 
인기협과 코스포는 국회와 정부에도 "조속한 입법과 조사를 통해 CP인 인터넷 기업과 스타트업의 외로운 싸움에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줄 것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강제와 30% 수수료 부과 문제는 구글이 자사의 앱마켓 정책을 변경하며 국내 시장에 알려졌다. 
 
지금까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와 구글플레이를 이용하는 게임 콘텐츠에만 인앱결제 및 30% 수수료 강제 정책을 적용했다. 하지만, 구글은 지난달 29일 오는 2021년 10월부터 게임 외 콘텐츠에도 해당 정책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내 CP 기업은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반박해 왔다. 
 
애플은 기존에도 자사의 앱마켓과 OS를 이용하는 모든 앱에 콘텐츠 인앱결제와 30% 수수료를 강제해 왔다. 이에 리그오브레전트(LOL)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정책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구글의 정책 변경이 인터넷 생태계에 위협이 되리라 판단한 국회 과방위 의원들은 이날 종합국정감사에서 오는 23일까지 구글의 독점을 방지할 결의안을 채택하겠다고 합의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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