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배한님 기자] 구글 관계자가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구글 인앱 결제를 방지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업모델 변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 통과로 국내 규제 환경이 변화하면 그 책임을 개발사와 이용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감에 참석해 "개정안이 통과되면 준수하겠지만 이러한 조치가 구글 비즈니스 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법안이 진행되면 이용자와 개발자에게 책임을 지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구글은 음원, 웹툰 등 디지털콘텐츠 앱에 자사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 결제수수료 30%를 부과할 계획이다. 신규 등록 앱의 경우 내년 1월, 기존 앱은 내년 9월 말까지 유예기간을 적용한 뒤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국내 인터넷·앱 사업자를 비롯해 스타트업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임 전무는 "유예기간을 주는 것은 개발자의 시스템 변화·통합을 위한 것"이라며 "내년 10월부터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앱은 차단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가 22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에 국회에서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를 방지하기 위한 전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거나 불합리 조건을 부과하는 것 등을 방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날 임 전무의 발언은 국내 규제에 책임을 개발사와 이용자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해석돼 즉각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전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겁박하는 것도 아니고 법이 통과되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개발사나 이용자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같은당 윤영찬 의원 역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겠다고 하는데 협박성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임 전무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며 "구글플레이는 방대한 플랫폼이고, 이를 위해 지속해서 투자하겠다는 것"이라 해명했다. 그는 정책 변경의 영향을 받는 개발사가 100개 이하고, 구글 매출 증대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발언하기도 했다.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날 과방위 의원들은 구글 인앱 결제 강제를 방지하기 위한 전통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과방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과방위 차원의 전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내일인 10월 23일, 국감 이전에 상임위를 열어 법안소위에서 통과시키자는 것이 여야 간사와의 합의사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합의된 내용이니 전개될 수 있게 여야 간사 협의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구글의 조세회피, 유튜브 알고리즘의 확증편향, 구글 앱 선탑재 등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본사인 구글과 협의해 개선할 사항은 개선하며, 국내 생태계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