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뉴스]'상속세 11조' 마련…"삼성전자 지분은 안팔아?"

이슈&현장┃삼성전자·물산 이어 삼성SDS 배당성향 높일 듯

입력 : 2020-10-26 오후 3:47:57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이슈&현장은 정치·사회·경제·문화 등에서 여러분이 관심 갖는 내용을 찾아 소개합니다.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약 11조대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과 향후 삼성 주요 계열사의 지분매각 방향을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됩니다. 
 
26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후 이재용 부회장 등이 내야할 상속세는 세율 60%에 대한 10조9000억원 수준입니다. 재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상속세인 만큼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가능성도 큽니다. 연부연납은 5년간 6번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낼 수 있는 제도입니다. 그렇다 해도 1년에 내야 할 상속세만 1조8000억원에 달합니다. 
 
"삼성전자 지분, 경영권 방어 위해 매각 가능성 낮아"
 
먼저 이건희 회장의 보유지분을 보면 삼성전자 4.18%(지분가치 15조원), 삼성생명 20.76%(2조6000억원), 삼성물산 2.9%(6000억원)로 이들의 지분가치는 총 18조2000억원(23일 종가 기준)입니다. 특별히 사망 전 지정하지 않았을 경우의 법정 상속분은 배우자가 4.5분의 1.5, 자녀가 4.5분의 1씩입니다. 
 
이 많은 상속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까?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2015년 상속세의 정상납부를 강조한 만큼, 공익재단 출연 같은 방식으로 상속세를 피할 가능성은 낮을 걸로 봤습니다. 
 
첫번째, 상속세를 감안하면 삼성전자(005930)의 지분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는 삼성전자가 15조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에 따른 상속세만 9조원입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하더라도 의결권이 동일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그룹내 삼성전자 지분율이 20.9%지만 공정거래법상 의결권은 15%로 제한되는데, 제한받고 있는 5.9%내에서 지분을 매각한다면 의결권은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 지분매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화인터뷰/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실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나 타지분으로부터의 경영권 방어면에서 지분보유가 필요합니다. 여러가지 승계받을 수 있는 관계사 지분이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요, 만약 지분매각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한다면 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 지분매각이 더 가능성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이 배당수입과 그룹 지배력 유지 차원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에 집중될 걸로 봤습니다. 김 연구원은 "배당수입 규모와 삼성그룹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삼성전자, 삼성물산을 제외한 삼성생명, 삼성SDS 등은 처분이 불가피하다"며 "필요하다면 삼성전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배력에 여유가 있는 삼성물산 지분 중 일부 처분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될 듯
 
상속세 재원을 상속받아 늘어난 보유지분의 배당금으로 충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의 배당확대 같은 주주환원 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의 기본은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과 가족들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으로 받은 배당소득이 지난해 7246억원이고 향후 계열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배당소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2018~2020년 3년간의 주주환원 정책이 올해로 끝나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이 곧 결정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생명(032830) 배당금도 상속세의 주요 재원입니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카드,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 지분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죠. 유종우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 여부를 떠나 금융 계열사들이 현재 취하고 있는 주주친화정책은 유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화인터뷰/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 
"간단하게 이해하기에는 이재용 부회장 개인이 배당수익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배당이 강화돼야 하는 특성을 보여야 할 것이고요.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SDS의 배당성향이 강화될 걸로 보이는데 전자나 물산은 이미 배당성향을 높이는 정책을 공표한 상황이라 SDS가 배당성향 자체를 기존 20%대에서 30%대까지 늘릴 수 있을 걸로 전망됩니다."
 
지배구조 개편, 속도감 있는 추진 어려워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옵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도 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취득, 삼성전자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입니다. 
 
보험업법 개정을 대비해 삼성물산이 보험 관계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 지배구조가 삼성물산-삼성전자로 단순화되는 시나리오도 대두됩니다.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이 최근 시작됐고, 국정농단 뇌물혐의 파기 환송심도 재개되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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