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 공천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손바닥 뒤집기 몰염치 공천 규탄 긴급기자간담회'에서 "공천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며 "대선 후보였던 박원순 전 시장의 권력형 성폭력은 국민들께 많은 충격을 주었지만, 석연찮은 죽음과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다. 부실 수사도 문제였지만 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조차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관련 증인 신청을 막고 권력형 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옹호했다. 이제 당원 투표로 공천까지 강행한다고 하니 기가 차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민주당은 (재보선 공천을 위해)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든 소위 '문재인 조항', '문재인 당헌'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도 당헌·당규 개정에 동의하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입장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동안 서울·부산시장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 대해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의도된 침묵이자, 그 자체로 2차 가해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며 "재보선 공천 추진을 당장 철회하는 것이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여당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헌은 한마디로 당의 헌법으로, 구성원들 사이에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이라며 "집권 여당의 말이 심지어 제대로 된 사과와 처벌도 없이 하루아침에 뒤집어지는데 대해 국민들은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내년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선거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 있나. 무려 838억원"이라며 "정치가 아무리 권모술수라고 하지만 이렇게 염치없고 후안무치해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인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도 공동성명서를 통해 "서울과 부산의 성폭력 사건이 모두 수사가 진행중인 상태로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 피해자들은 지속적인 2차 가해에 시달려 왔고, 일상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깊은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다"며 "민주당의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은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