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위험 수위에 놓여있다. 지난 9월 18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에 오르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 금액 감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융자가 몰린 종목을 보면 제약·바이오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9일 기준 16조4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중순 18조원에 육박한 이후 10월 들어 16조41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주주 요건 강화로 개인 수급 불안이 야기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조5344억원에서 8조1690억원으로, 코스닥 시장은 8조8432억원에서 8조2472억원으로 각각 4%, 7% 감소했다. 다만 신용거래융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기 직전인 3월 말 6조5000억원대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약·바이오 종목 중심의 빚투 쏠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30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 금액이 가장 높은 종목은 각각
셀트리온(068270)(3973억원),
씨젠(096530)(3893억원)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신용융자 규모는 4010억원에서 3973억원으로 줄었으나 신용잔고율은 1.23%에서 1.25%로 소폭 상승했다. 신풍제약의 신용융자는 1672억원에서 1832억원으로 증가, 신용잔고율은 3.2%에서 3.43%로 0.23%포인트 올랐다. 일양약품은 신용잔고율 7%(873억원), 부광약품은 5.44%(1056억원)으로 신용잔고율이 높았고
파미셀(005690)도 5.38%(518억원)로 집계됐다.
최근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 변동성이 큰 이들 종목에 대한 융자 사용은 반대매매 등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과 대주주 요건 완화 등 변동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며 "금융기관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 주가 하락시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 규모도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