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본격적인 당내 경선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 대항하기 위한 본격적인 후보 찾기를 시작하는 등 '투트랙 행보'에 나섰다. 사실상 대선의 전초전 격인 보궐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여야 공천 대결의 막이 올랐다.
민주당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선 공천에 찬성하는 내용의 전당원투표 결과를 의결하고 당무위원회 부의안건을 처리하는 등 당헌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3일 당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당 공직후보자 검증위원회와 선거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낙연 대표는 회의에서 자당의 잘못으로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점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 당의 윤리감찰단과 윤리신고센터,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를 가동해 후속조치에 나서겠다는 점도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제 당은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며 "시민들께서 후보를 자유롭게 선택하시고 그 결과를 보람 있게 여기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유력주자로는 우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나섰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이 꼽힌다. 올해 당대표 선거에 나섰던 박주민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열려있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의원 등이 언급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내년 보궐선거에 공천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출신 서울·부산시장의 성폭력 의혹은 '1차 가해'라고 언급하며 "이제 유권자들이 이들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한다면 그것은 '4차 가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행보는 민주당의 무공천을 통한 부전승을 기대하기보다 이번 선거의 성격을 '성추행 보궐선거'로 규정하고 이를 전략화 하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보궐 선거 공천 행태를 비판하면서 경선 규칙 설정을 위한 당내 의견 취합에도 서두르고 있다. 이달 중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을 확정하기로 한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과 당원 비율 중 일반 국민 비중을 높이고 당원 반영 비율은 낮추는 방향으로 경선 규칙을 논의 중이다.
문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후보군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부산 원내외 중진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후보 물색 작업에 나섰다. 만찬 회동에서는 권영세·박진 의원, 김선동·김용태·나경원·이혜훈 전 의원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 대부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이들의 출마 의향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는 이진복·유재중·유기준·이언주·박민식 전 의원 등이다. 21대 총선 당시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도 최근 국민의힘으로 복당하면서 잠재 후보군으로 물망에 올랐다. 현역으로는 서병수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부산지역 중진의원들과 오찬을 갖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