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개막)5G·친환경 사업 '수혜'·전자제품 매출 '예의주시'

5G 투자 기조 지속으로 추가 '화웨이 특수' 예상
LG전자 태양광·LS 전기차 부품 사업 등 성장 기대

입력 : 2020-11-09 오전 6:01:02
[뉴스토마토 김광연·권안나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5세대(5G) 이동통신과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전자업계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소득세 인상 등을 시사한 만큼 소비 위축에 따른 북미 가전·스마트폰 등의 매출 감소를 불러올 수 있는 점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든은 5G를 비롯해 인공지능(AI)·통신플랫폼·전기차 등 첨단기술에 4년간 3000억달러(약 340조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이는 5G 인프라 투자 확대를 시사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앞으로 세계 경제 핵심 축이 될 5G를 통한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의지와 맞닿아 있다.
 
미국의 수장이 바이든으로 바뀌어도 5G 투자 문제와 맞물려 있는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는 곧 삼성전자(005930)에 추가 반사이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5G 통신장비 공급 1위인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이후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들은 화웨이 빈자리를 조금씩 차지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삼성전자의 사례가 이를 제대로 설명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먼저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인터넷 인프라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현재 코로나19 시국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5G 투자는 여전히 강화될 공산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코로나 19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바이든 입장에서도 4차 산업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현재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변경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탈중국화 등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선 결과에 따라 현지 시장에서 대응 전략이 달라지거나 불확실성의 수위는 높아질 수 있어 다각적인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용(오른쪽에서 세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낙연(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당시 국무총리가 지난해 1월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5G장비 생산라인 근무자의 박수를 받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이든이 무엇보다 무게를 두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큰 수혜가 예상된다. 태양광 사업을 전개하는 LG전자(066570)와 LS전선과 LS ELECTRIC(010120)(LS일렉트릭) 등 계열사에서 해상 풍력과 ESS사업·전기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LS(006260)그룹이 대표적이다. 
 
바이든은 기후변화 관련 산업에 대한 최종 공략으로 4년간 2조달러(약 226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10년동안 1조7000억달러(약 192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한층 강도높은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표력한 셈이다. 또 2035년까지 전력부문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든 뒤 2050년 이전에는 탄소배출 순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공략도 내놨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바이든의 공략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매년 100GW 이상의 재생에너지가 설치돼야 할 것으로 보여 현 시점(20~30GW) 대비 3배에서 많게는 5배의 수요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정부에서 전기차나 배터리 관련 친환경 분야는 수혜가 명확해질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반도체의 경우에도 전장용 반도체, 신재생 관련 반도체 사업의 수요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과거에도 민주당 정부에서 플랫폼쪽은 규제할 수 있겠지만 신경제 관련해서는 충분히 우호적인 정책 기조를 가져왔기 때문에 IT 업계에는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긍정적 측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주도하고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라면서 "미국 대선발 변수로 관련 기업들이 급등락을 보인다면 비중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바이든이 트럼프 정부와 달리 세금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어 국내 전자기업의 대표적인 미국 내 판매 품목인 가전·스마트폰 등의 매출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바이든 측은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고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39.6%)을 재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증세 공약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며 최근 제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트럼프와 달리 무역 관련해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재가입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역 의존도가 세계 2위에 달하는 우리 기업으로써는 오히려 좋은 기회를 맞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가전의 소비층은 고소득층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세금 인상으로 이전 대비 감소하게 된다면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가전제품의 특성상 평균 사용기간이 7~8년으로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그 부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김광연·권안나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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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