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안보 정책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규모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는 현 상황에서 가시적인 변화가 생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바이든 당선자가 동맹관계 회복과 다자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타결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자는 한미동맹을 고려해 상당 부분 양보하는 선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의 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방위비 분담금 인상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지난 3월 한미 실무진 급에서 일정 정도의 인상안으로 합의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집권이 안보 현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2월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안보전문가인 김종대 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방위비 분담금은 이미 50%까지 올려주고 이후 점차적으로 하기로 실무진 사이에 합의는 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토해서 결렬이 된 것"이라며 "합의된 수준에서 관리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방위비는 (미국에서) 한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빨리 조기에 종결시키려고 할 것"이라며 "이런 돈 문제로 동맹이 자꾸 손상을 입는 것은 바이든 당선자의 정책 기조와는 반대되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른 안보 현안에 대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의 경우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군 감축 문제는 미국이 해외 미군 규모 등의 재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확실히 감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바이든 당선자가 당장 트럼프 대통령 방식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전략이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감축이 절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문제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한미 간 합의 사항을 고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전 의원은 "군사당국 간에는 자체 논리가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냐, 바이든 당선자냐 이것으로 분석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우 센터장도 "전작권 전환 문제는 오바마 전 대통령 때부터 했던 협상이기 때문에 특별히 정권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군의 전쟁 수행 능력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한미연합훈련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작권 전환이 더욱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작권 전환에 대한 검증이 안 되고 있다"며 "검증이 점점 힘든 상황 속에서 한국군에 전작권을 어떻게 넘겨주느냐는 미국의 불안감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