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실시해온 용역 입찰에서 59차례나 은밀히 담합 해온 전기 설비 업체 2곳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다. 지역 전력공급 역할을 담당하는 지상개폐기 방전 진단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를 미리 정하는 등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한전 용역입찰에서 담합행위를 벌인 대영종합산기와 보원엔지니어링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800만원을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대영종합산기에는 5800만원, 보원엔지니어링에는 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두 업체는 한전이 27억원 규모로 실시한 59건의 지상개폐기 부분방전 진단용역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미리 정하고 들러리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개폐기는 배전선로를 개방하거나 닫는 기능을 통해 지역내 전력을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기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지역내 정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전이 실시한 지상개폐기 진단용역 입찰에서 장기간 은밀히 유지된 두 사업자 간의 담합 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국민의 생활·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종에 대한 담합 감시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사건처리를 통한 경쟁촉진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전이 실시해온 총 59건의 입찰 중 55건은 대영종합산기가 낙찰을 받았다. 나머지 4건은 보원엔지니어링이 들러리 참여 대가 및 사업 수행실적 확보를 목적으로 낙찰받았다.
대영종합산기는 한전이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해오던 진단용역을 경쟁입찰로 전환하자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2012년 6월부터 지상개폐기 부분방전 진단용역을 실시하면서 수의계약으로 용역수행 사업자를 선정해오다 2014년 2월부터 용역을 일반경쟁입찰로 전환했다.
앞서 한전은 지상개폐기의 고장 가능성을 감지하기 위해 사전에 전기를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전여부를 진단 및 점검하는 용역을 실시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전력의 지상개폐기 방전 진당 용역입찰에서 담합을 벌여온 대영종합산기와 보원엔지니어링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800만원을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한전 직원이 지상개폐기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