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비경제부처를 대상으로 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특수활동비 사용을 둘러싼 정부 측 인사와 야당 의원들 간의 공방이 벌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올해 초 서울소년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년원생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햄버거 등을 대접하는 예산으로 법무부 특활비를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수활동비도, 업무추진비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설 명절 서울소년원을 방문해 햄버거를 선물하고 문화상품권을 준 것과 관련해 특활비가 쓰인 것 아니냐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신문과 찌라시가 구별이 안 되는 세상"이라며 "품격있는 질의를 해달라"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 장관은 '조국·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특활비를 쓰지 않았냐'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써도 상관은 없는 것"일이라며 "특활비라는 것이 기밀이 요구되는 정보사건 수사나 국정수행에 필요한 직접 경비라고 돼 있으니 법무·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자로서 국정운영 수행에 필요한 경비는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추 장관은 서울소년원을 방문해 준 햄버거와 문화상품권과 관련해 '그것이 업무추진비였냐'는 배 의원의 질의에 "언론 기사를 갖고 그런 것이냐"며 "팩트체크를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날을 세웠다. 앞서 이번 논란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도 (법무부) 지출 검증 과정에서 '1월 15일 서울소년원 특활비 291만9000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추 장관은 강한 유감 의사도 표시했다. 그는 "상당히 유감이며 한 번만 확인해줘도 이런 보도가 나갈 수 없다"며 "직원들의 불우이웃돕기 성금과 기관 운영경비로, 장차관이 나갈 때 격려비로 운영경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법무부 특활비 문제를 두고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나아가 국회 국정조사 등을 통해 청와대 등 모든 권력기관의 특활비를 살펴보자고 제안도 했다. 특히 법무부의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예비심사를 통해 자료수집 및 예산편성 개선책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특활비가 장관의 체면 유지나 쌈짓돈으로 쓰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법무부 검찰국의 특활비 사용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공금 유용"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