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선방을 넘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직·간접적 수혜로 기록 경신에 성공한
셀트리온(068270)과 GC
녹십자(006280),
씨젠(096530)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 추가 성과 가능성이 남아 있어 폭발적 성장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12일 각 사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GC녹십자, 씨젠 등은 올 3분기 기존 실적 기록을 경신하는 호실적을 거둬들였다. 3사 나란히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며 연간 실적 기록 역시 새로 쓸 채비를 마친 상태다.
코로나19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히며 올해 폭발적 실적 성장을 거듭 중인 씨젠은 3분기에도 매출액 3269억원, 영업이익 2099억원으로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941.1%, 2967.6%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실적만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매출액 1220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본격적인 해외 수요 증가에 앞서 폭발했던 2분기(2748억원)와 비교해도 20% 증가한 수준이다.
백신분야 강점을 지닌 GC녹십자도 두드러진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4200억원, 영업이익 507억원이다.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6년 만의 영업이익 500억원 돌파 기록과 동시에 3분기 수치만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403억원)을 앞질렀다. 독감시즌을 앞두고 코로나19와의 트윈데믹 우려에 독감백신 수요가 증가했고, 연결 종속회사들이 지닌 진단관련 품목(녹십자랩셀: 검체검진, 녹십자엠에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도 힘을 보탰다.
3분기 누적 매출액 5488억원, 영업이익 2453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쓴 셀트리온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간접적 수혜를 입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와 위탁생산 매출 증대가 호실적의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지만, 주력 시장인 유럽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비대면 치료 요법으로 간편 투여가 가능한 램시마SC의 시장 확대도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불황 잊은 3사의 미래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진단품목 수출 증가세가 지속 중인 씨젠과 각각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GC녹십자 모두 추가 성과에 따라 또 한번의 폭발적 도약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씨젠은 4분기 유럽을 중심으로 동시진단 신제품 수출 확대에 연간 매출 1조원 돌파와 영업이익률 60%라는 업적을 자신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하남 생산 시설 증설 및 부지, 신사옥 매입, 대규모 채용 등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위한 채비도 마쳤다. 셀트리온의 경우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2·3상을 진행 중으로 국산 치료제 가운데 가장 유망한 품목으로 꼽히는 만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상태다. 녹십자 역시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가 잇따라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획득하며 실제 의료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성 이슈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던 진단품목 수출 증가세가 사태 장기화에 지속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고, 치료제의 경우 개발 성공 시 가늠할 수 없는 시장 확보가 가능해지는 만큼 해당 기업들 모두 당장의 실적 기록 경신보다 향후 성과에 관심에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소속 연구원들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