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휘는 다리, 미관·관절 모두 해쳐

좌식 생활 많아 후천적 요인 대부분…무릎 연골 손상 가속화 야기

입력 : 2020-11-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곧은 다리로 평생을 사는 것을 누구나 꿈꾸지만, 후천적 요인에 의해 다리가 휘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년 이후 휜 다리는 외형적인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무릎 연골 손상을 가속화시켜 관절면 간격을 좁아지게 만든다. 결국 관절염으로 기능적 문제도 초래될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휜 다리는 선천적인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은 후천적 요인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좌식문화가 발달한 한국 사람들은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다리 꼬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의 이유로 다리 변형이 나타난다. 특히 바닥에 쪼그리고 앉는 좌식 생활습관 때문에 다리의 정렬이 틀어져서 O자 변형이 잘 생긴다. 대퇴골과 무릎, 경골의 축을 이루는 선이 원래의 각도에서 벗어난 상태로 관절 안쪽으로 체중의 대부분이 집중되면 연골판이 마모되어 밀려나고, 무릎 연골이 더 빨리 닳게 된다. 
 
중년 이후 육안으로 O자 변형이 확인되면 대부분 중기 관절염 단계 이상으로 무릎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지속적으로 무릎 안쪽 연골에만 체중이 부하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말기 관절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생활습관을 교정해 관절에 전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허벅지 근력을 향상시켜 무릎으로 전해지는 하중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휜 다리의 치료는 다리 축 변형의 정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 연골손상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관절 안쪽이 닳아 다리가 O자로 휘어진 경우 무릎 안쪽 연골에 실리는 부담을 바깥쪽으로 덜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무릎 중심축을 바꾸고 다리를 일자로 바로잡는 교정절골술은 안쪽 관절만 집중되는 부담을 분산시킨다. 
 
김진홍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종아리 안쪽 뼈 사이의 간격을 벌려서 인공뼈를 넣고, 나사로 고정한다"라며 "교정절골술은 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고, 관리를 잘한다면 인공관절 수술이 꼭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릎 연골이 닳은 정도가 심한 관절염 말기의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진행된다. 관절염으로 다리가 휘면서 무릎 중심으로부터 벗어난 체중부하선이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무릎 중심에 오도록 한다. 이때 로봇이 활용되어 변형된 다리 축을 바르게 정렬하고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이 삽입되도록 돕는다. 심한 변형으로 어긋난 축을 정상 각도로 맞추는 것이 중요할 때 로봇의 구체적인 수치계산으로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의 인공관절 수술 환자 400명의 다리 정렬 각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다리 축 교정 각도는 7.56도,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교정 각도는 6도로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1도 이상 바르게 교정됐다. 국제슬관절 저널에 게재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이용한 중증 기형 교정' 연구 결과에서도 내반기형과 외반기형 환자에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 결과 모두 무릎 중심 축이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 휜 다리는 외형적인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무릎 연골 손상을 가속화시켜 관절면 간격을 좁아지게 만든다. 사진/힘찬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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