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고 만기 출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조두순이 법무부 산하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인 나영이(가명)와 가족들은 정작 고향을 떠나고 가해자인 조 씨는 떳떳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는 거꾸로 된 사회에 대해 누리꾼들은 '범죄자에 더 관대한 나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두순은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출소예정자와 보호관찰 대상자를 위해 운영하는 취업 알선 제도 '허그일자리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두순이 신청한 프로그램은 단계별로 교육비(최대 300만원)와 취업성공수당(최대 180만원), 훈련참여지원수당(월 최대 28만4000원), 훈련장려금(월 최대 11만6000원), 취업설계 참여수당(최대 25만원)도 지원한다.
앞서 피해자인 나영이와 그 가족은 고향인 안산을 떠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영이 아버지 A씨는 "같은 생활권에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 아이가 너무 두려워 매일 악몽에 시달린다는데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조두순의 재범 위험이 높은만큼 일자리 지원보다 치료와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날 방송된 JTBC '방구석 1열'에 출연해 "조두순의 사이코패스 테스트 검사 결과 40점 만점에 29점 기록했다"면서 "그가 안산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지역 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시도로, 주목을 바라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부는 올해 67세인 조두순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당사자가 참여의사를 밝혔고 신청자격이 되는 만큼 이를 강제로 저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여론은 아무리 죗값을 치렀다해도 가해자가 떳떳하게 세상을 활보하고 피해자가 되레 숨어야 하는 잘못된 세태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범죄자에게 관대한 대한민국의 민낯",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자의 인권은 존중받을 가치가 없다", "최악의 아동성범죄자를 인권 앞세워 보호하는 나라의 이 나라 법이 개탄스럽다", "스스로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반성이 없다는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경찰청은 조두순의 재범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공동 대응 방안으로 조두순 출소 후 전담 보호 관찰관의 일대일 감독을 할 예정이다. 관찰관은 조두순의 이동 경로 등 생활 계획을 주 단위로 보고받고, 수시로 조두순의 주거지와 직장을 방문해 음주와 외출을 제한한다. 또 불시에 조두순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아동 접촉 시도 여부 등을 확인한다.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를 한달여 앞둔 지난 10일 오후 경기 안산시 도시정보센터 통합관제실에서 관계자들이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안산 단원서는 이달중 안산시의 협조를 받아 조두순 거주 예정지 최근접 위치에 특별방범초소를 설치, 순찰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