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069620)과 긴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메디톡스(086900)가 이번 주 최종 승리에 쐐기를 박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주력 품목이 재차 국내 퇴출 위기에 몰리며 웃을 수 많은 없는 상황이다.
16일 메디톡스는 대전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메디톡신주와 메디톡신주 50단위·150단위·200단위, 코어톡스주 등 5개품목의 허가취소 및 판매업무정지(1개월), 회수폐기 명령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13일 식약처가 해당 품목에 대한 품목허가취소 발표를 한데 따른 공시다.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처분분통지서가 접수되지 않았다며, 통지서 접수 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달 19일 해당 품목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한 사실 등을 이유로 제조와 판매 및 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해 왔다. 당시 메디톡스 측은 제조·판매·사용 중지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고, 지난 13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같은날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라는 처분을 받아들게 됐다.
이와 별개로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에도 무허가 원액을 사용하고 서류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메디톡신주 3개 품목에 대한 허가 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해당 내용은 메디톡스의 효력정지 신청에 따라 집행이 정지된 상태고, 이번 처분 역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처분취소 청구소송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본안 소송 판결이 남은 상태에서 또 다른 취소 처분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미국시간) 결정될 대웅제약과의 균주도용 분쟁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이다. 양사 소송은 지난 2016년 시작돼 지난해 1월 메디톡스가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하며 불이 붙었다. ITC는 지난 7월 예비 판결을 통해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으며, 19일 최종 판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그동안 ITC 소송전에서 예비판결이 뒤집힌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메디톡스 최종 승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선수를 빼앗긴 대웅제약의 현지 행보에 제동을 걸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무대에서 원천 기술을 인정받았지만, 정작 안방인 국내에서 의약품으로선 치명적인 품질과 신뢰도 발목을 잡을 만한 이슈가 불거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 판단에 따라 단기 이슈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이지만 국산 1호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메디톡신이 잇따라 허가와 관련된 악재와 거듭 마주하는 것은 회사는 물론, 국제 무대에서 국산 품목 전반에 걸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메디톡스의 주력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이 생산라인에서 출하되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